추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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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포스터(공식홈페이지에서 펌)

오랫만에 만난 물건.

언제 : 2008년 3월 9일 오후 8시10분~10시20분
어디서 : 대학로 CGV 2관

 몇가지 사정에 의해 말랑말랑한 영화로만 연명하던 중, 간만에 윤허를 받아 보게되었는데, 이 영화 진짜 "하드"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 모 님의 블로그에서(기억이;;;)에서 나홍진 감독의 졸업작품인 "완벽한 도미요리"를 익히 본 터, 내용의 수위도 대충 짐작이 가던지라 피떡은 예상을 했음에도, 보고있기 고통스러울 만큼 충분히 "하드"하다.

 일단 기본적인 이야기를 따져보자면, 봉준호의 괴물과 대단히 유사한 정서를 보인다. 일은 터졌으되, 그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공권력의 시스템적인 부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괴물처럼 더 상위의 음모가 있어 주인공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결을 해줘야할 사람들이 오히려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곳곳에서 둘이서 뛰는 주인공보다 훨씬 허술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게다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유도, 오히려 주인공보다도 더 불순하기 그지없기까지 하다.
 결국 문제는 주인공이 해결하지만, 실상 영웅대접을 받아야 마땅할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시장에게 똥을 투척하는 범죄자 취급받는 것은 우리나라의 왜곡된 시스템에 대한 짧지만 정확한 부분을 후벼파는 풍자가 아닐까한다.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소재때문에 비교가 종종 되는것 같긴 한데, 사실 이 영화는 "스릴러"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한 데가 있다. 애시당초 범인은 확실하게 정해져있다. 너무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게 된다. 눈 앞에 뻔히 보이는, 게다가 다가오기까지하는  위험에 대해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공포. 결국 미진이 죽는 장면에서도 (←스포일러방지모자이크)이 정서는 진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감독이 유능했던 것은, 그런 정서상의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게 관객을 끊임없이 고통속에 몰아넣는다.(괴물의 가족모임씬 만큼의 느슨한 부분조차 없다!)

 아무래도 김윤석씨의 분위기가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를 연상시키는 모양인지 여기저기서 그런 이야기를 써 놓은 것을 조금 봤는데, 김윤석씨는 송강호씨보다 이 영화에서의 분위기가 "느와르"하고, 암울하다.

 여기 나오는 쌈마이 장면들은 오랫만에 보는 개싸움 장면이었는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로 오랫만인 듯 하다.

 엔딩을 비롯, 중간중간에 나오는 음악들이 대단히 훌륭하다. 바로 사보려고 했는데, 아직 OST가 음반으로는 안나왔다능;;; 일단 온라인으로만 발매한 듯 하여, 벅스에서 바로 질렀음. 엔딩은 음악 자체가 정말 좋다기보다는, 그 마지막 여운에 대해 그만큼 적절한 음악이 없지않을까 싶은 음악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후에 이 정도의 감흥을 받은 영화가 없었다. 그 영화 이후 "추격자"를 보면서 "훌륭하다"라는 생각이 정말 오랫만에 들자 내 자신이 혹시 영화적 매저키스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 내용때문에 고통스러운 영화에게서 큰 감흥을 느끼게 된것 같다능.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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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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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포스터(당연히 인터넷펌질;;)

가난한 낙천주의자들을 위한 이유없는 해피엔딩

언제 : 2007년 10월 28일 오후 8시 40분~오후 10시
어디서 : 동숭아트센터 하이퍼텍나다

음악이 정말 좋대서 보러 갔는데...
뭐, 음악이 꽤나 좋은건 확실한데, 나머지는 그냥 그렇다.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야기가 풀려나가는 과정을 보면, guy의 아버지의 말씀대로 "때가 되었"어도, 왜 진작 그렇게 안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쉽게 풀려나간다. (girl을 만났기 때문인건가;;;)

영화 전체에 있어서 갈등따위는 없다. 있다면 guy가 옛 여자친구를 그리워 한다거나, girl이 옛 남편과 guy사이에서 아주 잠깐 고민한다거나 하는 정도.

하지만 결론은 갈등이 별로 심각하지 않았던 관계로 원래 자기 위치로 돌아가면서 해피엔딩. 잔잔한 영화 만큼이나 잔잔한 둘의 감정은 없는 살림에 피아노로 남겨지면서 끝난다.

길고 긴 뮤직비디오 하나 보는 기분인데, 카핑베토벤처럼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그냥 그럼. 물론 카핑베토벤의 감독보다는 화면을 처리하고 스토리를 처리하는게 세련되어있다.

왜 선댄스에서 "관객상"을 받았는지 보면 이해되는 영화임.
한번 가서 재미로 볼 정도로는 썩 괜찮은 영화임.

* P.S : 주말에 가서 그런건지, 원스 포스터가 앞뒤로 그려진 카드포켓을 하나 받았음. "원스"라는 글자가 넘 크게 박혀있는 것만 빼면, 쓸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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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ing Beeth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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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ing Beethoven 포스터. 인터넷펌질;;

영혼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

언제 : 2007년 10월 21일 오후4시45분부터 오후6시까지
어디서 : 단성사 8관

포스터로 봐도 그렇고, 광고로 봐도 그렇고, 나는 당연히 안나홀츠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서 봤는데, 이건 베토벤 이야기였다. 안나 홀츠는 영화속의 위치만 주인공이었을 뿐, 이야기의 전개상으로는 곁다리 인물.

물론 이야기 구조상, 모든 갈등은 안나 홀츠를 중심으로 일어나긴 하지만, 갈등의 핵심은 안나 홀츠가 아니라, 역시 베토벤. 쉽게 말하자면, 굳이 안나홀츠가 아니었어도 베토벤이라는 인물 때문에 일어났을 갈등이라는 이야기. 물론 안나 홀츠는 그런 베토벤의 성격을 잘 보여주기 위한 촉매제로서의 역할은 아주 충실히 해낸다.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예술가로서 갈구하는 영혼의 자유. 그리고 휴머니즘.
기술지상주의자인 "철의 사나이"들을 경멸하는 베토벤의 영혼은 9번 합창교향곡을 절정으로 (일종의)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고, 그 이후로는 완전히 새로운 영혼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베토벤을 매우 존경해 마지않는 예술가 지망생 안나 홀츠도 베토벤이 죽어갈때즈음 그의 영혼을 이해하고 영혼이 해방된다. (베토벤이 신의 소리를 옮긴다고 했음에도 교회와는 충돌하는 장면에서 보았을 때, 베토벤의 신은 교회와의 신과는 별로 관계가 없고, 또한 그가 예술을 하려면 숲에 가서 소리를 들어야한다는 대사에서 보이듯, 범신론류의 관점을 보인다는 면에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안나 홀츠가 광활한 대자연으로 사라져가는 장면은, 그녀의 영혼도 베토벤이 말하는 신의 영역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꽤나 노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영화자체가 나쁘지는 않은데, 전체적으로 감독의 어법이 지나치게 노골적이거나, 궁금할만한 장면의 설명은 생략해주는 등 세련되지 못한 점이 많다. 예를 들자면,

스포일러 방지


하지만 뭐, 영화관에서 그 시대풍으로 합창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이긴 하다. 그리고 영상미도 나쁘지 않고.

* P.S : 혹시나 해서 열심히 찾아보았더니, 역시 안나 홀츠는 가상의 인물이다. 합창 초연 후 박수갈채를 듣지 못해, 보조하던 사람이 관객 쪽으로 몸을 돌려줬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그 사람이 여성이었다는 이야기는 없다. 재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여성 캐릭터로 배치한 것인 듯.

* P.S 2. 물론 야사지만, 베토벤이 죽으면서 "모짜르트!"했다던데, 이 영화엔 그렇게는 안나온다.

* P.S 3. 사실 오케스트라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안나 홀츠처럼 보조지휘를 하는 건 사실 별로 도움이 안된다. 솔직히 소리가 없는 상황에서 손짓만 보고 지금 어디를 연주하는지 어떻게 알겠는가(영화상에서는 리허설을 해본것도 아닌데!) 옛날에 대충 듣기로는 보조하는 사람이 바 넘버(지금 몇번째 마디를 연주하는지)를 알려줬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쪽이 오히려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아마 연주자도 중간에서 보조지휘자가 그렇게 흔들고 있으면 신경거슬릴 것이다) 역시 엑스터시 장면과 영화적 재미를 위해 만든 것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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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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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 : 2007년 8월 14일 21시~23시
어디서 : 단성사 5관

 원래 소재가 워낙에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인지라, 개봉 전부터 말이 좀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디워논란과 뒤섞여 같이 화두에 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구조를 잘 보면, 감독이 꽤나 상업성을 노린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뭐 단점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이런 소재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은 용기니까.

좋았던 점은,
1. 김상경은 언제나 연기를 참 잘하는 것 같다.
2. 에필로그씬에 나오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은 참 변주가 잘 되었다. 분위기에도 잘 섞이고 있고, 변주를 잘해서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그게 과연 그 운동가였던가 싶다.
3. 참 슬프게 보여줌으로서, 그들을 기억할수 밖에 없게 만든다.
4. 이요원은 내가 별로 안좋아했던 배우라, 캐스팅이 실패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촌스럽고 조금 부족해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성공적인 캐스팅이었음. (물론 연기수준은 조금 들쭉날쭉함. 대체적으로 잘한 편임)
5. 애국가 총격씬은 이 영화의 최고 장면이라고 생각함. (이 장면에 대해 별로 비판이 없는 걸로 봐서 대충 이러했다고 믿어도 되는건지...)

별로였던 점은,
1. 어쩔수 없었던 건 아는데, 멜로도 좀 섞고 하다보니 이야기가 좀 느슨하다. 질질 끄는면이 있다.
2. 내부적 비극에 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계속 비교를 하게 되는데, 그 영화만큼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지도 않고, 그 영화만큼 고통스럽지도 않다.
3. 극적 효과를 노린 것은 알겠는데, 퇴역군인을 리더로 세운 것은 극적 장치로서는 좀 아이러니인듯 하다.
4. 신파를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도청이 진압되는 부분은 좀 보고있기 민망하다.


* P.S : 오래 묵혀둔 포스팅이라 이제 생각도 잘 안나네. 여하튼 이제야 겨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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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hew Bourne's Swan Lake, Seou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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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공식 포스터. (프로그램에서 펌질)



고전 음악 위에 새로운 연출,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언제 : 2007년 7월 8일 일요일 8시부터 10시 30분
어디서 : LG 아트센터

이 공연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두가지다.
1. 워낙에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를 좋아하는데다,
2. 헐벗은 횽아들을 보고싶어서 였는데;;;

대략의 내용은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왕자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이상적 모습(혹은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결국 현실의 큰 벽으로 인해 실패하고, 죽음으로 벗어남으로서 그것을 얻게된다는 이야기인데, 보다보면 좀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무대위에 올라오는 캐릭터들이 정체성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기호가 단일한 것이 아니라서, 직관적인 해석이 쉽지 않다. 거기다 영국 출신 연출가였던 만큼, 그 쪽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프로그램을 읽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많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특히 백조가 남성화되면서 "동성애 코드"로 오해받을 소지가 매우 높아졌는데, 내가 간날도 나오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대충 그렇게 이해한 사람이 많은것 같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코드 보다는 오히려 근친상간의 코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코드는...


 가장 모호했던 것이, 주인공 백조를 제외한 나머지 "백조들"의 정체성인데, 어디에도 설명이 없어서 열심히 궁리한 결론은 "주변의 사람(혹은 환경)"을 "환각적" 상태에서 보게되는 것이라 내렸다. 백조의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중립적 혹은 주인공백조와 대립이 없는 관계로 보이다가 마지막에 이해될 만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 없이 주인공 왕자와 주인공백조를 공격한 것인데, 초반에 사람들이 왕자를 왕족으로 받드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다가, 마지막에 사람들이 왕자를 왕따시키는 태도로 변하는 것을 생각하면 대충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실 이야기 자체의 파격적 해석을 바랬던 나에게는, 이 백조의 호수의 새로운 이야기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좀 진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남자백조들의 군무나 춤들은 정말 멋졌다. 초반에는 잘 안보이지만, 2막넘어오고 점점 뒤로 갈수록 백조들의 춤에서 에너지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무대는 조금 복잡한 구조로 좁은 무대를 아주 효과적으로 잘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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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무대구조. 하늘색 덩어리는 주 구조물, 파란색 선은 이동형 칸막이배경장치, 빨간색 화살표는 입장동선.

무대의 구조는 대충 위에 그려진 것과 같은데, 저 무대 장치들을 완전히 Solid한 배경벽만이 아니라, 그물망과 조명을 사용하여, 배경벽의 이동없는 순간적인 장면전환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 재밌다. 대충 원리를 설명하자면, 뒤가 어둡기 때문에 앞쪽에 촘촘한 그물에 그림을 그려놓고 위쪽에서 조명을 쪼이면, 그게 뒤가 안보이고 벽처럼 보이지만 그 조명을 끄고 뒤에서 조명을 켜는 순간, 그 막은 투명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무대장치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왜인지 "키치적이다"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는데, 아마도 왕궁생활의 진정성없음을 그런 장치로 보여주려고한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면 지나친 추론이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음악과 무용 자체가 워낙 괜찮았기에, 비싼 돈주고 보고 왔음에도 별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공연이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내용의 풀어나가는 방법과 과정에서의 진부함은 좀 아쉬운 공연이었다.


* P.S 1 : 내가 본 주인공 백조와 왕자 역은, Thomas Whitehead와 Samuel Plant였음.
* P.S 2 : 원곡을 많이 잘라먹고 편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원곡에 춤곡이 많은 관계로 댄스씬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다. 하지만 그냥 원곡을 어떻게 새로운 춤으로 보여주나를 보는 재미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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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남 (電車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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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남 포스터 (인터넷서 펌질)


괜찮아. 용기를 내!

요즘 집에 hanaTV 가 3개월 무료로 설치해줘서, 영화의 할렘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오늘 간만에 주말을 맞아 바로 그 "전차남"을 봤다.

간단히 평을 하자면

초반 절반은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봤고, 후반 절반은 야악간 진지하게 봤는데, 이야기 자체가 그리 뛰어난 것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사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이기지만, 남자 배우의 연기도 매우 뛰어난데다, 일본의 2ch의 대화방식을 화면상으로 풀어낸 아이디어가 아주 적절하고 기발하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사람들이 사랑을 하게 될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마음속의 찌질함에 대해 영화가 따뜻한 말투로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 찌질함이라는 것 또한 매우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뛰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매우 재미있는 영화고 매우 마음 따뜻한 영화.
일본스타일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일본 문화에 어느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매우 재밌게 볼 수 있을 영화일 듯.

* P.S 1: 일본의 게시판 문화(전차남에 등장하는 2ch.net)나 분위기가 궁금한 분은 리라엔터테인먼트에 가면 대충 맛볼수 있음.

* P.S 2: 새로운 종류의 온달신화일 수도 있는 내용. 하지만 정작 남자가 출세를 하게 되는 것과는 상관없으니 온달신화보다 속물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여자를 위한 남자의 정성과 노력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보는 여자도 정말 좋은 사람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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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300 공식 포스터. 워너브로스 웹사이트에서 펌질.


원작 만화의 영화적 승리

때 : 2007년 4월 14일 오후 9시30분~11시20분
장소 : 대학로 판타지움 5관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300을 드디어 봤다.
역시 남자영화. 마초들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그리 마초적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그런게 전쟁이고, 스파르타는 그런 나라였으니까.

아시아문화 비하라는데, 솔직히 그것도 잘 모르겠다. 페르시아는 워낙에 대제국이었고, 다국적군대를 가지고 있었으니, 300명의 스파르타인에 비해 잡종으로 보이는 건 사실이었을테고, 코뿔소나 코끼리는 영화에선 "괴물"이라고 쓰긴했어도, 분명 전쟁에 쓰였었고. 거인들은 실제로 쓰였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전쟁에 쓸만한 사람들이 있었다면, 최홍만을 격투기에 내보내는 것처럼 충분히 쓰려고 했었을테고. 페르시아가 야만적이고 잔인하다고 하는데, 전쟁중에 어느쪽이 더 잔인하다는게 구별되는게 난 더 신기하고.

크세르크세스왕을 좀 게이같이 묘사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괴상망측하고 말도안되고 흉측하게 묘사한 것도 아니고. 장신구 주렁주렁이 아무것도 없는 스파르타에 비해 야만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스파르타는 워낙에 검소한 나라였고, 페르시아가 주렁주렁 달았을리는 없지만, 그건 만화가가 비주얼을 위해 그랬을 수도 있는것인데다, 그리 야만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아니고. 할렘이 있는 것에 대해 윤리적으로 파고 들려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그 정도의 대제국의 황제가 그 시대에 그런 할렘같은게 없었다는 게 오히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솔직히 줄거리랑 드라마가 빈약하다고들 하는데, 어차피 전쟁영화에 그런게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라이언일병구하기는 뭐 그리 드라마가 탄탄했으며, 태극기휘날리며는 뭐 그리 줄거리가 있었나. 사실 자유어쩌구 하는 대사들은 너무 노골적이라 보고있기 좀 간지럽긴 했지만, 싸움의 구실을 이야기 해야하니 그정도는 봐 줄만 하고.

미국 해병대의 전투방법과 분위기를 들어 미국만세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육군보병의 전투방법은 내가 알기로 무기의 발전을 뺀다면 옛부터 그리 많이 발전한게 없고, 분위기야 군대분위기가 안그런데가 어딨나. 그리고 전투방법도 그리스나 로마등의 장창과 방패를 가지고 전쟁을 한 곳은 영화에서 나오는 식의 밀집대형과 밀어붙이기 전술을 분명히 사용했다.

이런 것들을 다 이렇게 제껴놓고 이야기하자면, 이 놈은 영화관가서 7000원주고 봐줄만한 미덕이 충분히 있는 영화다. 광고제작출신 감독이라 화면의 스타일리시함은 너무나 세련되게 나타나 새로운 종류의 전투씬을 보여주고 있으며, 만화의 장면들을 충실히 되살려내어서인지 화면들이 줄줄이 멋지다. 대사들이 좀 간지럽긴한데, 그게 스파르타분위기였겠거니 하면 그만인거고(스파르타가 있던 지역인 도리아지역의 고대건축양식과, 아테네가 있던 지역인 이오니아지역의 건축양식-업자용어로 도리안 오더와 이오니안 오더-를 비교해봐도 얼마나 스파르타가 세련되지 못한 곳인지 알수 있지않나.)

사실 전투장면이 너무 멋있어서 오빠들의 갑빠는 눈에 잘 안들어올 정도였는데, 마무리가 좀 어이없게 되어서 그게 좀 아쉽. 하지만 다시한번 말하지만 충분히 영화관 가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임.

* P.S
1. 영화를 보다가 저 영화 제목이 참 보여주는게 많다는 생각. 300이라는 글자를 시작으로 온 주변이 피가 튀어있는데, 영화가 온 종일 그렇다. 영화 타이포 디자인을 정말 잘 했다. (사실 말이 길지도 않고 딱 세글자 "300"이지 않은가.)

2. 판타지움의 단점이,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면 사람을 쫓아낸다. 300의 엔딩크레딧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봐줄만큼 멋지다. 다 못보고 쫓기듯 나와서 아쉽.

3. 미국 만화가 원작인것 답게, 이리저리 좀 노골적인 장면이 나온다. 난 좋드만;;

4. 그리고 솔직히 근육질남들이 많이 나온다고 마초영화라고 하는 것도 좀 이해가 안된다. 그럼 마초이기 싫으면 비쩍말랐거나 배나와야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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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세계

우아한 세계 포스터. 네이버에서 펌질.


No Comment.

때 : 2007년 4월 13일 금요일 오후 8시55분~10시50분
장소 : 대학로 판타지움 6관

- 보러 간 이유
  1. 칸노 요코 언니가 음악을 했대서.
  2. 송강호의 아버지역이래서.
  3. 제목의 반어법이 궁금해서.
  4. 사실은 300 보러갔다가 300은 시간이 너무 많이 남고, 이건 바로 앞이라서.


- 평
  1. 스포일러짓을 할게 없다 -_-;
  2. 음악이 나쁘지는 않은데 영화랑 섞이질 못한다. (너무 의식하며 들어서 그런가.)
  3. 제목이 반어법이긴 무슨;;;;
  4. 영화 광고에 왜 송강호를 내세웠는지 알겠다.
  5. 느와르는 개뿔.


P.S
1. 내 취향이랑 안맞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왠만하면 비디오나오면 보던가, 티비에서 해주면 보던가.
2. 칸노요코 언니 오면 싸인받으려고 CD하나를 사놓으려고 했는데, 우아한 세계를 할까 했었지만, 그냥 카우보이 비밥이나 공각기동대로 해야겠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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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DAM - Cirque du Soleil

퀴담 포스터. Official Program에서.

새로운 쇼. 예술이 된 서커스.
때 : 2007년 3월 31일 토요일 오후 8시~10시30분
장소 :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천막무대)

사실 보러 가는 길마저도 우여곡절이 있던 공연이었다.
혼은 어디다 빼먹었는지, 잠실주경기장은 종합운동장 역에 있었고, 티켓에도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잠실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다시 두 정거장. 기사아저씨한테 지하철역이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해서 내렸는데 역이긴 개뿔, 그냥 지하도;; 그래도 같이 볼 친구랑 잘 만나서 잘 봤습니다;;

(내용을 알아도 보는데는 지장없으므로 대충 스포일러짓을 하겠습니다)

무려 11만원을 질러가며 본 공연이었는데, 줄거리를 만들어서 그 중간에 서커스를 끼워넣은 방식의 구조인데,

줄거리를 대충 요약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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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포스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싸울것인가?

때 : 2006년 11월 4일 저녁 8시 40분
장소 : 광화문 시네큐브 1관

2006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화제를 모았(나?)던 영화로 1920년대에 있었던 에이레공화국 독립운동을 기본설정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마르크스가 했던 말인가. 역사는 두번 되풀이 된다고.
켄 로치 감독은 영화에서 저 말을 준수한다. 하지만 한가지를 어긴다.
그것은 한번은 비극, 한번은 희극으로 되풀이 된다는 것.
감독은 잔인하리만큼 현실적인 시선으로 (리얼리즘적..이라는 말보다 저 말이 더 적확할 듯 하다.) 길지도 않은 두번의 역사의 되풀이를 두번다 비극으로 그려내 보여준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되풀이 되는 두번의 비극 그 자체도 너무나 슬픈 일이거니와, 저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방지.


리얼리즘의 거장답게 정말 잔인하게 현실적인 구성의 영화이고, 좌파감독으로 찍혀있는 만큼인지 좌파쪽의 시선으로 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지만, 이만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갈등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것도 별로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점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울것인가?" 이다. 정말 싸워가는 동안 우리의 정신이 죽지 않는가, 끊임없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역시, 황금종려상은 아무나 받는게 아니다.
찬욱이 형의 영화도 정말 멋있었지만, 확실히 60대 감독의 내공은 함부로 넘볼 수 있는게 아니다.
그는 거장이었다.

P.S
1. 킬리언 머피는 정말로 "벽안"이라는 표현밖에 떠오르는게 없는 푸른 눈을 가지고 있다. 그의 눈빛은 정말 아름답다.
2. 영화관 가서 또 보고싶은 몇 안되는 영화다. 특히 나같이 빨갱이 쪽에 약간 경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강추. 난 글을 쓰고 있는 아직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것같다.
3. 영화를 쭉 보면 보리밭은 "에이레"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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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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