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및 추도제를 보면서 생각한게, 양희은씨와 김민기씨는 전혀 의도하지 않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중심에 서는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제목에 적어놓은 저 두 노래 때문에.
"상록수"가 어떻게 아이콘이 되어버렸는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오늘 다들 봤을 테니까. 그리고 또한 아침이슬은 민주화운동시기에 매우 사랑받으며 불린 노래였다.
보시는 바와같이, 원래 아침이슬은 운동가요로 나온 노래가 아니었다. 게다가 "상록수"도 원래는 김민기씨가
였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지금에 와서 저 두 노래는 이제 나란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있어 빼 놓을수 없는 노래가 되었다. 1970년부터의 "아침이슬", 그리고 2009년부터의 "상록수". 비록 노래들의 발표시기 자체야 9년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 사람들의 입에 붙게되는 약 40년의 시차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계속해서 감동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두 노래의 힘과, 그 힘을 만들어낸 김민기씨와 양희은씨의 콤비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요즘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상록수"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으니 기분이 새삼스러워져서, 싸이월드에 2005년 6월 8일에 썼던, "애국가를 교체하라!"라는 글을 덧붙여 놓는다.

윤치호(본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서명이 있는 애국가 가사
원래 이 글을 쓰려던 출발지점은 김민기-양희은의 "상록수"의 가사가 너무좋아서 우리나라의 국가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애국가에 대해 약간 뜯어보다보니 좀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나타나서 저런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쓸수있게 되었습니다.
애국가의 작곡가인 안익태선생의 애국심과 그 공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읽기전에 꼭 인지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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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의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곡은, 남한사람이라면 누구나 "안익태"선생이 지었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그 가사의 작자는 알수없다고 나옵니다. 이상하지 않은가요?
옛날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노래가 애국가로 된것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유력한 후보자가 있는데,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실들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데,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애국가의 내용과 이 애국가라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냉정한 입장에서 바라봐야할 이유가 생깁니다.
그럼 현재 애국가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그것은 애국가의 가사의 내용에서부터 나타납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외우고, 불렀던 애국가 가사, 찬찬히 뜯어봅시다. (
네이버지식인에 해설한게 나와있는데, 너무 오버해석인데다, 어차피 그 속내용을 뜯어보면 결국 제 해석이랑 다를바가 없어서 채택하지는 않고 참고로만 링크걸어둡니다.)
1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 이 가사의 뜻을 쉽게 풀어보자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아서 없어질만한 유구한세월에도 하느님이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도운다, 는 것입니다. 즉, 좀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하느님한테 선택받은 나라라는 뜻이죠. 뭐 우리끼리 잘난척 하는거야 별 문제가 아니지않느냐 할 수도 있지만, 이 선민의식은 나찌의 인종주의나 이스라엘의 유아(唯我)적 선민주의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인종차별주의의 기미가 보이는 가사라는 말이죠. 이런 가사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을 동등한 파트너로 바라보는 것이 요구되는 현대상황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민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2절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3절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
밝은 달은 우리가슴 일편단심일세
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 나머지 세개 절을 같이 쓴 이유는, 보시는 바와 같이 하나로 귀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또한 내용이 하나로 뭉뚱그려지기 때문입니다.
2절은 국민의 기상이 앞산 소나무처럼 풍상에도 변치않는다, 는것이고, 3절은 국민의 마음이 맑은 가을하늘의 밝은 달처럼 티없이 환하다, 는 것입니다. 그래서 4절로 귀결이 되어, 2절의 기상과 3절의 마음으로 괴로우나 즐거우나 언제나(나라 비판하지 말고)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나라를 사랑하라고 하지요.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렇게 길게 4절에 걸쳐서 구구절절 써놓은 가사가, 고작 우리나라 졸라 잘났으니깐 졸라 충성해라, 이런거니까요. 거기다 고작 그 말 하려고, 저런 알흠다운 비유들까지 동원하니까요.
후렴을 보면 더욱 의심스럽습니다.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 "무궁화 삼천리"라는건 제유적으로 "한국"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은 "우리나라국토는 매우 알흠답다"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그 마지막 문장이 좀 애매한데, 이 문장은 1~4절 처럼, 후렴의 전체구절이 한 문장을 이룬다는 것으로 가정하고 해석해보자면, "대한사람은 무궁화삼천리화려강산을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문장으로 해석이 됩니다.
이것을 1~4절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신이 보우하는 잘난 나라고, 알흠다운 나라니까, 국민들은 강인한 기상, 밝은 마음으로 충성을 다해서 나라보전을 해라" 하는 게 전체 애국가의 뜻이 됩니다. 정말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_-
전 저런종류의 주제는 용비어천가에서밖에 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작사가가 누군지, 언제 노래가 쓰여졌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이렇게해서 현재 애국가의 두번째 문제가 나타나는데, 현재 공식적으로 "미상"으로 처리되어있는 작사가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가 "윤치호"라는 겁니다.
"애국가"가 처음 나타나는게 1896년 독립문 준공했을때였는데, 그때의 애국가는 확실히 윤치호가 작사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 후 1907년에 윤치호가 "황실예찬가(찬미가)"라는 곳에다 이 애국가를 고쳐서 기재하는데, 그 가사 내용을 보여드리자면(출처:
윤치호사이트) 맨위에 올려놓은 그림과 같아서(저 그림은 윤치호친필의 애국가가사입니다), 현재 사용되고있는 애국가와 단어 몇 개만 다를뿐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애국가의 가사가 용비어천가였음을 확인할수 있음과 동시에, 왜 저렇게 해석되는지, 이해가 되며, 또한 지금 애국가의 "대한"은 "민주주의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왕국"으로서의 "대한제국"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윤치호는 1920년 이후로는 친일에 깊이 관여된 행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애국가의 작사자가 공인되지 못하고있다는 설도 있고, 또한 이게 사실로 판명되면, 애국가를 교체해야 되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됩니다.
게다가, 세째, 저 가사를 해석하기 위해 사전을 찾았는데, "보우", "길이"는 애국가에만 쓰이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공활"또한 우리가 쓰는 말과는 매우 거리가 먼 말이지요.
즉, 가사가 한글의 일반적인 이용과 동떨어져있기때문에, 또한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국가의 가사를 만드는데 굳이 저런 단어들을 새롭게 만들어내야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지요.
이런 이유들로 저는 현재의 애국가를 폐기할 것을 주장하며, 또한 폐기 후의 대안으로 김민기 작곡, 작사에 양희은씨 노래의 "상록수"를 제안합니다.
먼저 김민기-양희은 콤비는 노래 "아침이슬"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침이슬"이 아니라 "상록수"인가 하면, 그건 "상록수"의 가사가 가지는 의미들 때문입니다.
"상록수"는 그 곡이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애국가"에 비해 아름다움이 전혀 떨어지지않고, 또한 가볍지 않아 격이 있으며, 그러면서도 대중과 멀리 떨어져있는 노래가 아닙니다.
게다가 그 가사는, 지난날 우리 세월을 압축해서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고 우리가 사람으로서 나아가야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데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또한, 이 노래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각 인간의 자각을 통한 극복을 추구하는 것이기때문에, 현재의 애국가의 가사보다 훨씬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이기도 하며, 각 개인들의 사회적 연대, 사회적 공감을 이야기함으로서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가 쉽고 간단하며, 가사에 한자어가 전혀 없어서, 한글의 미학을 만끽할수 있으며, 가사를 외우는데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언젠가 "상록수"를 국가로 부를 수 있을 때를 상상하면서 마지막으로 덧붙여드리자면,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맞고, 눈보라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
우리들 가지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리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
*반복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
* P.S :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그래도 이제 "풀잎"에서 어느정도 "상록수" 꼴은 갖춰가는거 같은 느낌이 살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