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 또 우려먹는다;;;
앞글에서와 같이 D-war에 관련된 글을 쓸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 주변에서 영화 그 자체를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사회현상이 일어나서, 그걸 지켜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당사자들은 피터지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이번 글에서는 여러 블로그들에 올라온 글들 및 댓글들을 쭉 읽다가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몇가지 관점들이 눈에 들어와서 한번 정리해 본다.
글을 쓰려다 생각해보니 또 "디빠까기"가 될거 같은데, 특별히 의도가 있는건 아니고, 그쪽 분들의 관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많을 뿐 아니라, "디까"들은 그쪽에 비해 논리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라 일부러 의도해서 이렇게 쓰는건 아니라는 점 유의바람.
그리고 글쓰는 중간에 의도하지 않았던 사건(다음아고라, 100분토론)을 접하게 되어 글 내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미리 말해둔다.
1. 기술지상주의(혹은 기술맹신)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영화에서 CG는 실현의 도구이자, 기술이고, 방편일 뿐이지 영화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디워 지지자들조차 영화에 대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 "(우리기술로 이루어낸)뛰어난 CG"라는 점이다. 뭐 좋다. 우리나라 어느 분야든지 투자가 척박해 기술투자가 없어서, 꽤 수준있는 기술을 만들어 냈다는 점, 훌륭하다고 인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술수준을 이루어냈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으로 바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내용"이라는 단순한 원리에 의해서다.
하지만, 디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정도의 기술을 이루어내서 보여주니 이 영화는 좋은영화다"라고 말해버린다. 그리고 내용은 "트랜스포머나 스파이더맨이랑 비슷비슷하잖아"로 넘어가버린다.
물론 영화는 기본적으로 시각의 유희이기 때문에 이른바 "스펙터클"이란게 어느 수준이상 되면, 돈내고 볼 만한 영화로서의 미덕은 갖춘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또한 영화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좀 뜻을 명확히하자면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에, 스펙터클만 가지고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D-war에 관한 논의에서는 이 정도의 기술을 이루어냈다는 사실 하나때문에, 다른 것들은 모두 묻혀야 하는 것들이 되어버린다. 그저 그 사실 하나로 이것이 "뛰어난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기술맹신이다. 내용을 뛰어넘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열광. 이제까지 내용으로도 높은 수준을 이루어낸 영화는 매우 많았다. 하지만, 그 어떤 영화에서 지지자들이 이정도의 배타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가. 단순히 애국주의로 보이는 반응이라기엔 그 전에 다른 많은 영화들이 이루어놓은 수준에 대해 대중들이 보인 반응은 상당히 다르지 않았던가. 그것은 관객들에게 무엇인가 "쉽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고, 그것이 테크놀로지, 기술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관객들의 이 "기술적 성과"에 대한 반응은 필요이상으로 열광적이다.
2. 과대망상과 피해의식
다음아고라에 어쩌다보니 내 글이 올라왔는데, 그 글에 달린 답글들 아주 가관이다.(물론 개중 꽤나 이성적으로 답글 올리신분들도 있긴한다.) 두번째 주제 생각하기 위해 좀 찾아봐야 했던 자료를 그 사건덕분에 손쉽게 구할수 있게 되었다. 일단 아고라에 올라온 내 글은 "디워"의 영화에 관한 글이 아니다.(부분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있지만, 디워 영화 자체는 내 글과 거의 상관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도대체 내 글을 어떻게 해석을 한 건지, "영화 안봤으면 입다물어라"는 댓글이 아주 줄줄이 달렸다. 아니, 영화에 대해 쓴 글이 아닌데 왜 영화를 봐야 하는건가;;;; 이것은 "디워"에 "나쁜 가치판단"의 속성을 가진 단어가 같이 엮여있을 때, 디워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것에 관해 피해의식을 가졌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도무지 디워에 관련된 일에 조차 안좋은 수식어가 붙으면, 디워 혹은 심형래감독이, 혹은 디워를 통해 거기에 동화된 자신이 공격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다. 언제부터 피해의식이 전염병이었던가;;;; 거기다가 더 재밌는 댓글은 "일단 보라"는 거다. 그 댓글들의 말은 "보고 말하라"가 아니라, "보면 좋아하게 될거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넌 디워 안봐서 까는거니까 보면 좋아하게 될거다" 라는 거다. 이 무슨 과대망상인가. 물론 나도 오락영화 좋아한다. 가서 디워를 봤다면, "오호 꽤 하는군" 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글은 그런 판단과 전혀 상관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영화 내용과 무관하게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워에 관해 하는 나쁜 이야기는 도저히 참아주지를 못하는거다. 이건 피해의식과 과대망상이 아니라면, 대체 뭐라고 봐야하나.
3. 불관용과 줄세우기
우리나라사람들의 불관용이야 하루이틀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반대자들에 대한, 그리고 소수자들에 대한 반응들은 불관용의 특성을 다시한번 여과없이 보여줬다. 그리고 이송희일 감독 사건과 연결되면서 우리나라 특유의 서열매기기가 또한번 발동되었는데, 이송희일씨의 영화와 심형래씨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단순비교가 불가능하다.(이건 타란티노의 영화와 스필버그의 영화를 비교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이송희일씨 관련 많은 글들이 '너는 재미없는 영화만드는 동성애자 주제에 무슨 찌질한 짓이냐"하는 반응들이 이렇게 많을수가 없다. 이건 이성적이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
4. 가치평가의 금전화(및 획일화)
3번의 내용에서 이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D-war는 흥행이 잘 되고 있으니 좋은영화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록음악, 메탈, 재즈, 아이돌팝 등을 한꺼번에 가요톱텐이나 뮤직탱크등에 몰어넣어서 순위매기는 짓과 비슷하다. 하지만 한번 삘받은 사람들은 "D-war"와 "후회하지않아"를 단순비교하여, 흥행을 기준으로 "후회하지않아"를 "D-war"보다 훨씬 못한 영화로 단박에 떨어트려버린다. 관객들의 취향은 사람이 여럿이므로 다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당신이 졸린 영화면 그 영화는 다 "좋지 않은" 영화인가.
또한 재밌는 것은, 사람들이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을 매우 착각하고 있는게, 그들은 영화가이드가 아니다. 그들은 분석을 해주는 사람이지, 안내를 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영화가이드를 원하고있고, 이에 부합하지 않으니 평론가 무용론을 외친다. 대체 당신들의 가치평가가 왜 남들과 똑같아야 하는가.
5. 미국의존
또한 재미있는 것이, 이제 아예 D-war는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만들어졌으니, 미국시장에서의 흥행으로 이 영화가 정말 좋은지 안좋은지 판단하자고 해버린다. 앞의 과대망상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미국에서 흥행이 잘될지 안될지의 가능성은 둘째치고라도, 우리나라에서 나온 영화를 외국에서 검증받자고 하는 사람, 신정아씨 사건과 관련된 우리나라 풍토 욕할 것 없다. 외국에서 받은 인정을 팔아먹으려고 한다는(혹은 했다는) 점에서 별로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6. 난독증
그리고, 아고라에 다녀왔더니, 글이 길어서 읽기 힘든 것은 알겠는데, 내 글을 까고 싶으면 좀 제대로 읽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에 대해 쓰지도 않은 글을 깔 때조차 영화를 보고 글을 쓰라고 하는 인간들이(심지어는 안봤다는 첫마디에 패스해버리는 인간들이) 내 글을 비판할 때는 도무지 제대로 읽는것 같지 않다.
게다가, D-war에 (자기들이 생각하기에)안좋은 단어가 붙으면, 그게 다 D-war를 까는 글인가? 도대체 내 글이 누구를 까는 글인지 기본적인 구별도 못하는 것 같다. 혹시 이거, 잘 읽지 못하는 난독증이 아니라, 안 읽는 안독증 아냐? -_-;;;
* P.S 1. : 다음아고라에 AMADEUS라는 분이 내 글을 무단으로 퍼가서 게시를 해놓으셨던데, 아주 토론방 베스트에 올라가있다. 댓글 311개(현재)에 추천 89개. 언제 한번 이런 열광적인 반응을 얻을까 생각해보면 "디워"라는 키워드가 꽤 낚시떡밥으로 좋긴 좋은것 같다. 하지만, 무단으로 퍼가신 AMADEUS님은 그 사람이 나의 입장과 비슷한지와 관계없이 매너가 아주 개매너다. 자기 블로그에 글을 가져가는 것이랑, 공개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며, 더군다나 나의 최소한의 허락조차 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본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정보가 공개될수 있는 부분을 삭제해서(앗, 이것은 무단 변조?!) 올린 것은 나름대로 배려한 부분이라고 믿고싶긴 한데, 다음에서 글 제목으로 검색하면 내 블로그가 뜨지않는 것도 아니니, 생각해보면 참 나쁜 사람이다. 다음 게시판 사람들이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을정도로 게을렀기에 망정이지, 검색해서 찾아와 테러라도 했으면 아고라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난 어쩔뻔 했나.AMADEUS님. 당신이 내 글을 좋게 봐준 것은 참 감사한 일이나, 당신은 블로거들에 대한 기본 예의를 좀 다시 익히셔야겠습니다. 여기 한번 오셨던것 같으니, 다시 오셔서 사과글이라도(비밀글이라도 좋으니) 남겨주셨으면 좋겠군요.
* P.S 2. : 위에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아고라에 올라간 글,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땐 신고가 280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 글이 사이버수사대 신고감의 글이기라도 한건가;;;;(혹시나 했더니 예상대로 "신고"는 추천의 반대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그래도 삭제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다음 게시판관리자 사람들은 정상인 모양이다. (아니면, 글이 답글테러받는 것을 즐기는 사디스트들? -_-;; ) 그나저나, AMADEUS님의 만행덕택에 난 글에 쓸 실례자료들을 손쉽게 한곳에서 구할수 있게되긴 했다. 뭐 그 점은 감사.
Posted by er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