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D-war가 보여주는 징후가 두렵다.

나는 아직 D-War를 보지 않았다. 사실 개봉전 처음 언론에서 D-war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 트레일러를 조금 봤는데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굳이 봐야할 이유도 별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니까 예의상 한번은 볼까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여러 블로고스피어에서 올라오는 D-war관련 글들을 보고 있으니, 영화는 둘째치고 전혀 엉뚱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생각이 무엇이냐 하면, 한국에 파시즘의 징후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말도 안된다며, 오버라며, 웃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어렴풋하게만 느끼고 있다가 ozzyz review"디 워 광풍"이라는 글을 보고 확실하게 깨달은 것인데, 여러가지 현상을 (간접)관찰하였을 때, 이른바 "심빠"로 불리우는 "D-war 옹호자"들의 행동양태는 확실히 파시즘의 기운이 느껴지며, 내가 알고 있던 파시스트들의 초기행동과 부합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그리고 주변상황들도 충족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파시즘의 징후라고 느끼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반(反)지성주의 : 이것은 히틀러가 집권하고 독일전 대학에서 책들을 불사르는 퍼포먼스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것이다.
-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 우리나라의 비평가들 또한 평소에 그리 신뢰가 가는 비평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행동들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현재 많은 이른바 "평자"들이 "D-war"를 계기로 엄청나게 씹혀대고 있으며, 그 수준은 단순히 신뢰가 없다는 것의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후에 이야기하겠지만, 비평가들의 비난을 위해 인터넷에서는 정보(근거)의 조작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재밌게도 지지자들의 논리를 보면 이렇다. "닥치고 봐. 좋은거야. 좋지않다고 생각한다고? 그건 니가 사대주의에 물들어서야"


2. 집단적 폭력성 :  이것은 파시스트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폭력도 불사한다는 점으로 간략히  설명하겠다.
- D-war에 대해 호평을 쓴 곳은 조용하지만, D-war에 대해 좋지않은 평을 쓴 곳들은, 특히 블로고스피어에 올라온 글들은 아주 전쟁터가 되고 있으며, 네이버악플러 수준들의 인신공격성 악플들도 마구마구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악플이야 사실 하루 이틀일이 아니긴 하지만, 문제는 D-war의 다른 주변 현상들과 엮여들어가기에 그 폭력성을 쉽게 넘어갈 수가 없다.


3. (실체없는) 민족주의 : 독일의 게르만우월주의로 대표되는 부분.
- 호평을 남긴 많은 사람들이 "용과 이무기의 마지막 장면"과 "아리랑 BGM"의 장면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꼈다고 하고, 심지어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까지 나온다. 딱 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을 때의 장면이지만, 요즘엔 누가 금메달땄다고 감동먹고 눈물까지 흘리나. 그래서 그 감동받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다 그거다. "아 우리도 이만큼 하는구나." 또는 "아 우리나라 사람이 해냈구나." 그런데 생각해보면 D-war의 상품으로서의 완성도가 그리 높냐는거다. CG의 이야기를 계속 하는데, CG의 완성도는 글자그대로 CG 자체의 수준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CG의 분량을 가지고 말하는게 아니다. 즉, CG자체의 수준이 낮다는게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CG에 감동을 먹는 진짜 이유는 그 스케일과 분량때문이지, 그 디테일때문이 아니라는 거다.(영화 자체를 보지는 않았지만 CG의 디테일을 보는데는 트레일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4. 적만들기 : 나찌는 독일에서 내부의 적으로 유태인, 외부의 적으로 유럽열강들을 설정해 자국민들을 단결시키는데 성공했다.
- 심형래씨는 마케팅의 기법으로 세가지 가상의 적을 만들었다. 첫째가 충무로, 둘째가 비평가집단, 셋째가 미국 헐리우드 시장.
 

5. 자본가와 지도층의 기묘한 동거 : 나찌는 국가사회주의당으로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공격해 대중의 지지를 얻었지만, 권력을 얻은 후에는 자본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 4번의 적만들기와 연결이 되는 이야기인데, 심형래씨는 정작 자신이 충무로에서 천대받고 아웃사이더였다고 말을 하지만, 또한 정작 자신에게 700억원 700억원 중 100억원을 끌어다준 것도 충무로의 쇼박스였다. 대외적으로는 적으로 만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익을 나눠먹는 사이인 것이다.

*추가 : 쇼박스에서 100억, 그리고 기타 충무로자본이 50억. 그래서 디워에는 총 150억원의 충무로 자본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700억원 전체가 아니었기에 수정한다. 하지만 이것이 심형래씨와 충무로의 공생관계의 본질을 뒤집는 사실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6. 과대포장과 선동 : 파시스트들이 선전에 사용한 기본적인 수법들.
- 영화가 언론에 의해 과대포장된 것은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번 D-war는 지지자들에 의해 과대포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의도적이지는 않겠지만, 심형래씨가 여러 언론에 나와서 이런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선동은 꼭 혁명대열 앞에서서 전진하자! 싸우자! 해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


7. 지도자의 절대선 : 지도자가 하는 행동은 상식적, 윤리적으로 옳지 않아도 대의때문에 옳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인데, 굳이 세부예를 들지는 않겠다.
-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 봤을때,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D-war는 B급 괴수영화 이상의 것으로 봐주기는 힘들다. 그런데 D-war지지자들에게 그 영화는 이미 그 이상의 것이다. 심하게 비약해서 말하자면 "민족의 희망"따위가 된 상황인데, 여러분들이 지적했지만 이런 점에서 이번 D-war의 사태는 황우석사태와 별 다를것이 없다. 지지자들은 비평가들이 심형래씨의 영화기 때문에 깐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지지자들이 심형래의 영화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지지를 보낸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라. 누가 킹콩이나 스파이더맨을 깠을 때, 대체 누가 이정도로 심한 반대댓글들을 달겠는가.


8. 신념에 대한 확신 : 히틀러는 인종주의의 신념으로 수많은 유태인을 죽였다.
- 이와같이 신념이 있다고 그 결과물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D-war지지자들이 심형래씨에 대해 가장 점수를 높게 주는 부분은 분명히 이 "신념"의 부분이다. 뭐, 요즘같이 간도 쓸개도 없는 놈들이 판치는 세상에, 신념이 있다는 것은 좋은 면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신념(혹은 집착)이 반드시 옳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도 아니고, 신념이 있다고 반드시 그게 옳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요즘 D-war지지자들의 행태를 보면 위 8가지 징후들이 보이는데, 심형래같은 방식의 자기마케팅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나온다면, 이런 분위기에서는 대성공을 할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역사의 발전은 단계를 뛰어넘어 갈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아직 위로부터의 권위주의적 독재가 아니라 밑에서부터의 대중주의적 파시즘 시대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현 시대가 사람들이 권위주의 시대에서 겨우 벗어나 자유주의 시민사회에 갓 들어서서, 자기 손에 쥐어진 자유 그 자체를 불안해 하는 상황이라는 점, 게다가 아직도 권위주의적인 정권의 필요성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등의 이유때문에, 머지 않아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래서 난 D-war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징후가 두렵다.


* P.S.1 : 내가 보기에 D-war의 트레일러의 카피를 써넣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최종 결재자가 심형래씨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나보다도 영화의 기본이 없는 사람이다. SF는 어디까지나 Science Fiction으로 과학적 설정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말한다. CG로 도배를 하는 영화를 SF라고 하지 않는 것은, 반지의 제왕을 그 장르로 분류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D-war의 트레일러에는 마빡에다가 "대한민국SF의 시작"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았다. 자기가 찍는 영화가 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혹여 스타워즈를 걸고 넘어지고 싶은 사람은 스타워즈의 설정자료집을 한번이라도 보기 바란다.)

* P.S.2 : 또 정신없고 글 잘 못읽는 사람들은 내 글이 D-war까 혹은 심형래까의 글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D-war라는 영화에 별로 흥미가 없고, 지금 그 영화가 받는 대우가 정당한 것의 이상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런 것을 다루지 않았다. 일단 어찌되었든 영화를 본게 아니니까. 내가 이번 글에서 다룬 것은, 그 영화를 둘러싼 D-war지지자들의 행동성향이다. 또한 내가 두려운 것도 그것이고. 파시즘은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이 대중들의 자발적 지지다.

* P.S.3 : 위와 같은 이유로 나도 [D-war]안보기 운동에 동참한다. 시작은 cinemarx님의 "나는 D-war를 보지않겠다" 이다. 나도 그분의 생각에 동감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rte

, , , ,
Response
2 Trackbacks , 20 Comments
RSS :
http://morelogue.net/blog/rss/response/73

Trackback URL : http://morelogue.net/blog/trackback/73

Trackbacks List

  1. 나는 D-War를 보지 않겠다.

    Tracked from cinema verite forever 2007/08/06 00:09 Delete

    영화는 영화로 논해야 한다고 했던가?나는 [D-War]를 보지 않았다. 따라서 이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둘러싼 현재의 현상이 매우 역겹다.야스쿠니를 모셔온 ..

  2. D-War에 대한 보이콧 선언

    Tracked from '명랑노트' 시즌 2. 두 번째 여름 2007/08/06 01:36 Delete

    디워에 대한 저격 선언 디워라는 영화를 절대로 보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 명랑이는 이 시간이후터 극장에서 디워가 모두 내릴 때까지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며, 영화 티켓값을 주고 ..

Comments List

  1. verite 2007/08/06 00:13 # M/D Reply Permalink

    실은 저도 이렇게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먼저, 그것도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저 역시 충무로를 선언적으로는 적대의 대상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충무로 자본과 결탁하고 있는 방식이 나치당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심형래의 기술을 잘 사용하는 정치집단이 나타날까봐 두렵네요..

    1. erte 2007/08/06 00:38 # M/D Permalink

      오옷. 이렇게 빨리 들러주시다니요. 님 글 보고 느낀바가 있어서 끄적거린 글을 잘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여하튼, 저도 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점이 참 두렵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심형래같은 방식을 쓰기엔 너무 있는 척 하고싶어한다는 점이 다행(?)스럽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 출신 대통령이 아닌 사람은 아직도 대통령취급을 하고싶어하지 않는다는 점도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미묘하네요.

  2. 와~ 2007/08/06 03:05 # M/D Reply Permalink

    파시즘이라고 볼 수도 있겠구요... 그렇군요... 감탄...
    저는 종교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왜 그렇게... 민족주의적 희망을 교리처럼 받아들이고...
    박찬호니... 월드컵4강(축구국대, 박지성)이니... 황우석이니... 디워니...
    객관적인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말조차 비난하며
    벌떼처럼 달려들고 자신의 의견과 신념과 믿음과 다름을 배우기는 커녕
    이해조차 못하는지....
    그냥 믿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erte님의 글이 더 무섭군요...

    한국은 아직 파시즘을 겪어본 적이 없다.....

    지식인은 사회의 혜택을 받았기에 무한노력해야 하지만...
    이런 광풍에서도 의견을 밝히는 지식인들을 보면
    지식인이 아니라 대중들을 보게되고...
    참...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1. erte 2007/08/06 03:32 # M/D Permalink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종교성이 강하다는 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인간을 보장해주지 못하니, 최소한 사후와 개인적 번영을 (보장은 아니더라도) 약속해주는 종교에 많이 빠지게 되는 게 한국 종교성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지식인은 그래서 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일 수록 지식인들이 스스로 대중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우리나라에 날로 먹는 이름만 걸어놓은 지식인이라는 작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

      여하튼 인간에 대한 회의야 많이 들겠지만, 그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으면 그 다음부턴 할 수가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라서요 ^^. 블로그 주소를 남겨주셨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입니다. 종종 의견을 나눌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

  3. 곰푸 2007/08/06 17:06 # M/D Reply Permalink

    제 생각과 비슷한 분을 보니 반갑습니다. 파시즘이라고 까지는 생각 안해 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괜시리 디워 보는 게 꺼려졌었는데 디워 안보기 동참하렵니다. 이 글 제 블로그로 스크랩 해 가도 되죠??

    1. erte 2007/08/06 17:47 # M/D Permalink

      ㅋㅋ 출처만 남겨주신다면 스크랩 환영입니다. 하지만 뭐 디워가 파시즘 영화라는 뜻은 아니니, 일부러 그 영화에 대해 꺼림칙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디워 영화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동에 관한 것이니까요.이런 영화에 이정도로 열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또한 이런 영화에 목말랐던 사람이 많았다는 의미도 되니, 상품성은 차치하고서라도, 한국 내에서의 시장성은 있다고 봐야겠지요. ^^

  4. 커널0 2007/08/07 01:51 # M/D Reply Permalink

    erte! 글 중 제일 대중적인 글일세 :) 트랙백이 아직도 안되서 (왜 나만 안되지 -_-) 링크로 퍼갔으.

    1. erte 2007/08/07 02:50 # M/D Permalink

      어쩌다보니 니 말대로 "제일 대중적인 글"이 되어버렸네 그려. ㅋㅋ 별로 의도한 바도 아니었고, 디워에 대해 크게 글을 쓸 생각이 처음부터 있던건 아니었지만 ㅋㅋㅋ;; 몇군데 트랙백으로 쏜거라서 그런가;;; 뭐 어쨌든 항상 관심있게 봐주니 고마울 따름이네 ^^

  5. 킬딘 2007/08/07 08:03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둘러 둘러 들어온 사람입니다.

    게시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나름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만, 그들의 행동성향을 파시즘으로까지 몰아가는 것은 확대해석이지 않나 생각드립니다. 제 생각에 D-WAR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그저 언제나처럼 - 박찬호, 박세리 등의 때와 마찬가지의 가벼운 민족주의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1번의 예는 민족주의나 공산주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며, 2, 4~8번 예 역시 많은 사상에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5~8의 예는 종교나 정치, 광고나 심지어 일정규모 이상의 어떠한 인간 관계에서도 찾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D-WAR 지지자들을 생각하여 파시즘을 우려하는 것 역시 비약이 심한 듯 합니다. 애초에 파시즘이 일어난 국가는 일부국가 -독일, 이탈리아와 일본- 정도밖에 존재 하지 않으며, 대중에 의한 급격한 사회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국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리고 바꿔 생각하면, 한국의 정치 변화도 - 급격하진 않지만 - 독재정권에 맞서 싸워온 세대들로부터의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변변치 않은 지식으로 꼬투리를 잡은 듯하여 죄송합니다만, 부분에 동의한다하여 이 글을 지지하는 분들께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 부분에 동의하되 전체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해 글 남깁니다.

    P.S) SF에 대해서는, 저도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판타지"는 이미 몇 번 전례가 있었기에 굳이 SF를 광고 카피에 사용한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CG기술이 발달하면 SF에의 가능성도 열리겠죠. 한국의 흔한 소재 - 멜로, 코미디, 조폭 혹은 민족주의에 의존코자 하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 에는 이미 질렸습니다.

    1. erte 2007/08/07 11:47 # M/D Permalink

      들러주시고 글을 주의깊게 읽어 주신점 감사드립니다. ^^ 뭐 아무래도 저도 지식이 그리 깊지않고, 글을 순간 삘받아서 써내려간 것이다 보니 비약도 없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님의 말씀대로 제가 예로 든 징후들은 다른 곳에서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파시즘의 무서운 점 중 하나는, 그 사상의 특징적인 실체가 없다는 점입니다.(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파시즘-나찌즘-을 다른 사상들과 철학적인 부분에서 특징적으로 구별해 묶으실 수 있겠습니까?) 파시즘에 관해 꽤 오래 연구한 "The anatomy of fascism"의 저자인 팩스턴 조차, 사상적으로는 실체가 없고 그 사상이 너무 광범위해, 그 책에서 파시즘을,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떤방식으로 발전했느냐로 분류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님께서 많은 사상에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셨지만, 사실 그 많은 사상에서 실제로 저런 성향을 드러내는 쪽은 "극렬"로 분류되는 쪽이었지요. 그리고 님께서 말씀하신 가벼운 민족주의가 극우 민족주의로 변화되었을 때, 저로서는 실상 파시즘과 구별하는게 그리 가능해 보이진 않는군요. 또한 제가 우려하는 바는 저게 한꺼번에 나타난다는 점, 그리고 이송희일씨 사태와 관련하여-집단적 폭력성에서 쓰다보니 빠진 부분이지만-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관용이 전혀 없다는 점도 있겠네요.(취향이긴 하겠지만, 동성애자가 역겹다고 대놓고 써대는 것은 민족주의가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파시즘의 도래는 님이 생각하시는 것 만큼 그리 "급격한 사회변화"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도 처음에는 의회의 군소정당으로 시작해서, 세력을 확장하면서 결국 그만큼 커진 것이거든요. 그리고 그 확장하는 과정에서 위에 든 예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이구요.
      또한, 님께서 독재정권에 맞서 싸워온 세대들을 저도 님만큼 믿고 싶지만, 파시즘의 또다른 무서운 점중 하나는, 그것은 우리나라의 군사독재처럼 위에서 밀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민중들의 열광과 지지를 바탕으로 아래에서부터 상당히 합법적으로 권력의 중심으로 진입한다는 겁니다. 심형래씨 1인에 대한 이 정도의 열광적 지지는, 제가 본문에 써놓은 대로 이런 식의 자기마케팅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등장했을 때에 대한 우려라는 것입니다.
      또한, 파시즘은 애초에 유럽 전역에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단지 그것이 권력의 중심을 장악하는데 성공한 곳이 독일과 이탈리아 정도라는 것이겠지요. (일본은 파시즘이라기보다는 권위주의적 군국주의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파시즘의 싹이 자라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그것이 대중의 열광으로 권력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것이지요.

      저도 파시즘이 도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님의 견해에 동의는 하지 않지만, 충분히 님처럼도 생각하실 수 있다는 점을 존중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주셔서 헛점에 대한 비판을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 그리고 저는 "일정규모 이상의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저런것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한국에 파시즘이 매우 깊숙히 파고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6. 식은카푸치노 2007/08/09 21:31 # M/D Reply Permalink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1. erte 2007/08/09 22:51 # M/D Permalink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님도 건필하시길.

  7. bezzang 2007/08/09 22:20 # M/D Reply Permalink

    아고라에서 님 글을 보고 들어와 봤는데요. 무척 많이 공감합니다.
    사실 이게 파시즘인지 뭔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가끔씩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화가 많이 나더군요. 대체 어떻게 될려고 하는건지. 거대한 무슨 생명체 같은 느낌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월드컵에서 보여졌던 현상은 스포츠이기에 같이 즐겼지만서두 ^^;). 디 워에서 일어난 일을 보곤.. 이거. 참.. 100분 토론이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생명과학쪽이라.. 이런 데엔 영 무지해서 ^^; 님글로 너무 막연하게 느껴져서 답답했던 감정이 조금 시원해지긴 하네요. 감사.. 아.. 퍼가도 되죠?

    1. erte 2007/08/09 22:53 # M/D Permalink

      에에-_- 아고라에서 보셨다뇽;;; 제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블로고스피어로 발행하지 않는건데;; 트랙백을 쏴서그런가;;; 어쨌든 이까지 직접 찾아와주셔서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 비정상적이라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얼마든지 퍼가십시오.(출처남기는 센스정도는 기본이시리라 믿습니다 ^^)

  8. 커널0 2007/08/10 01:52 # M/D Reply Permalink

    http://agorabbs2.media.daum.net/griffin/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96967&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

    왠지 여기 주소가 알려졌으면 폭격 당했을 듯 -_- 2만명이 보고 300명이 답글달았다;;;;;;;; 오히려 다행

    1. erte 2007/08/10 07:43 # M/D Permalink

      ㅋㅋ 나도 봤다. 알려줘서 고맙. ㅋㅋㅋ 안그래도 그거관련해서 글좀 썼네;;; ㅋㅋ

  9. 예감 2007/08/11 22:40 # M/D Reply Permalink

    간만에 개념글 읽고 갑니다. 무조건적인 옹호를 펼치는 무지무식한 초삐리 꼬꼬마 네티즌 십만의 악플보다. 하나의 개념글을 보며 아직 한국은 살만하지 않은가라며 스스로 자위해 봅니다.

    1. erte 2007/08/11 23:37 # M/D Permalink

      어허;; 자위는 방에서 몰래몰래 혼자하셔야 맛이지요;;;(먼산)

  10. 지나가는이 2007/09/21 19:50 # M/D Reply Permalink

    잘 읽었습니다.

    흥미있게 읽었고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파시즘의 징후 운운하는건 좀 지나치게 나갔다고 봐요.

    하나만 예를 들죠.


    ==> 8. 신념에 대한 확신 : 히틀러는 인종주의의 신념으로 수많은 유태인을 죽였다.

    신념에 대한 확신으로 저지른 대량 학살은 파시즘 말고도 많습니다.
    미국 9/11 테러는 어떤가요.
    : 빈 라텐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신념으로 수많은 미국인을 죽였다. -> 이러면 디빠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징후를 보여주는건가요... 물론 아니죠.
    : 부시는 미국 패권주의의 신념으로 수많은 이라크인을 죽였다 -> 이것 역시 디빠들을 미제국주의 똘마니들로 만들지 않죠.

    요는, 갖다붙이기 나름이라는 겁니다.

    왜 하필 파시즘의 징후 운운하는 글들이 간혹 보일까 (여기 말고도 다른 곳에서 그런 얘길 들었습니다) 생각해봤는요, 한가지 원인으론 처음에 디워를 씹은 그 감독님이 (성함이 기억이 안나네요) 하필이면 동성애자였다는 사실도 일부는 작용한 듯해요.

    그 사람이 우연찮게 동성애자인 바람에 디빠중에 그걸 걸고넘어지는 x들이 있었고, 그걸 보니, "성적 소수자 탄압", "다수의 폭력" 이런 식으로 생각이 이어지고, 자연스레 파시즘까지 연결된게 아닌지...(그냥 추측입니다)

    1. erte 2007/09/22 03:15 # M/D Permalink

      ^^ 뭐 지나치게 나간부분도 없진 않은것 같습니다. 문제는 별로 좋지도 않은 글이 필요이상으로 퍼져나가기도 한 것이겠지만 ^^

      일단, 위에 킬딘이라는 분이 해주신 비판과 비슷한 지점을 지적해 주신것 같습니다. 충분히 일리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전체적으로 저의 의도는 이런 여러가지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파시즘의 기운을 느꼈다는 점이구요,(저도 저것들 중에서 한두가지만 나왔더라면 이렇게까지 생각하진 않았을겁니다.) 8번의 예는 뭐랄까, 제가 문장을 좀 잘못 쓴 문제도 있겠지만, 제가 전체적인 글에서 말하고싶었던 것은 그것이 "대중의 열광적 지지"의 위에서 일어난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의 모든 독일인이 유태인학살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독일 대중은 그의 정책에 열광적 지지를 보냈습니다. 파시즘의 성립에 가장 큰 요소는,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자발적 지지로 보이거든요. (이슬람 근본주의나, 미패권주의는 그런면에서는 구별된다고 봐야겠지요. ^^)

      님께서 언급해주신 동성애자 부분도 분명 일조한 몫도 있겠지요. 게다가 요즘 호러블보이에 댓글을 다는 것을 보니 오히려 저의 생각쪽이 좀 더 강화가 되는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시즘의 기원이 힘의 숭배에 있듯, 약자에겐 철저히 군림하고, 강자에게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보이거든요. "다수의 폭력"부분에서 이송희일 감독이나 김조광수씨만 다 당한건 아니었거든요. 꽤 오랫동안 저 "다수의 폭력"이라는 것은 실제로 횡행했고, 이 블로그가 직접 당한 것은 아니지만, 이 글도 다음 아고라에서 꽤 폭격을 당하기도 했구요. (사실 다수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신거 같기도 합니다만 ^^;;)

      그리고 또 하나 부연해드리자면, 지금 디빠들이 파시스트라는 말은 아니었습니다다. 나치독일에서도 모든 독일인이 나치가 아니었듯이,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심형래감독같이 한동안이나마 사람들을 열광에 몰아넣을 수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짧은 기회를 이용해 파시즘 정권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점이었지요.

      뭐, 하지만, 너무 나간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라면, 부분적으로 동의는 합니다. 귤님의 블로그(http://mentalese.net/blog)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파시즘의 기본구성요소에 대해 열거해주시면서, 파시즘은 지나친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요, 저도 나름 동의를 하는 부분이구요. ^^ 하지만 기우일 망정, 그 발견되는 징후에 대해 경계하는 것 자체는 과연 지나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게다가 의외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해주신 분들도 많구요. ^^

      하지만 어쨌든, 미흡한 글을 흥미롭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112 : 113 : 114 : 115 : 116 : 117 : 118 : 119 : 120 : ... 16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