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hew Bourne's Swan Lake, Seou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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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공식 포스터. (프로그램에서 펌질)



고전 음악 위에 새로운 연출,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언제 : 2007년 7월 8일 일요일 8시부터 10시 30분
어디서 : LG 아트센터

이 공연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두가지다.
1. 워낙에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를 좋아하는데다,
2. 헐벗은 횽아들을 보고싶어서 였는데;;;

대략의 내용은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왕자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이상적 모습(혹은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결국 현실의 큰 벽으로 인해 실패하고, 죽음으로 벗어남으로서 그것을 얻게된다는 이야기인데, 보다보면 좀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무대위에 올라오는 캐릭터들이 정체성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기호가 단일한 것이 아니라서, 직관적인 해석이 쉽지 않다. 거기다 영국 출신 연출가였던 만큼, 그 쪽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프로그램을 읽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많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특히 백조가 남성화되면서 "동성애 코드"로 오해받을 소지가 매우 높아졌는데, 내가 간날도 나오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대충 그렇게 이해한 사람이 많은것 같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코드 보다는 오히려 근친상간의 코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코드는...


 가장 모호했던 것이, 주인공 백조를 제외한 나머지 "백조들"의 정체성인데, 어디에도 설명이 없어서 열심히 궁리한 결론은 "주변의 사람(혹은 환경)"을 "환각적" 상태에서 보게되는 것이라 내렸다. 백조의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중립적 혹은 주인공백조와 대립이 없는 관계로 보이다가 마지막에 이해될 만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 없이 주인공 왕자와 주인공백조를 공격한 것인데, 초반에 사람들이 왕자를 왕족으로 받드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다가, 마지막에 사람들이 왕자를 왕따시키는 태도로 변하는 것을 생각하면 대충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실 이야기 자체의 파격적 해석을 바랬던 나에게는, 이 백조의 호수의 새로운 이야기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좀 진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남자백조들의 군무나 춤들은 정말 멋졌다. 초반에는 잘 안보이지만, 2막넘어오고 점점 뒤로 갈수록 백조들의 춤에서 에너지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무대는 조금 복잡한 구조로 좁은 무대를 아주 효과적으로 잘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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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무대구조. 하늘색 덩어리는 주 구조물, 파란색 선은 이동형 칸막이배경장치, 빨간색 화살표는 입장동선.

무대의 구조는 대충 위에 그려진 것과 같은데, 저 무대 장치들을 완전히 Solid한 배경벽만이 아니라, 그물망과 조명을 사용하여, 배경벽의 이동없는 순간적인 장면전환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 재밌다. 대충 원리를 설명하자면, 뒤가 어둡기 때문에 앞쪽에 촘촘한 그물에 그림을 그려놓고 위쪽에서 조명을 쪼이면, 그게 뒤가 안보이고 벽처럼 보이지만 그 조명을 끄고 뒤에서 조명을 켜는 순간, 그 막은 투명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무대장치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왜인지 "키치적이다"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는데, 아마도 왕궁생활의 진정성없음을 그런 장치로 보여주려고한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면 지나친 추론이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음악과 무용 자체가 워낙 괜찮았기에, 비싼 돈주고 보고 왔음에도 별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공연이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내용의 풀어나가는 방법과 과정에서의 진부함은 좀 아쉬운 공연이었다.


* P.S 1 : 내가 본 주인공 백조와 왕자 역은, Thomas Whitehead와 Samuel Plant였음.
* P.S 2 : 원곡을 많이 잘라먹고 편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원곡에 춤곡이 많은 관계로 댄스씬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다. 하지만 그냥 원곡을 어떻게 새로운 춤으로 보여주나를 보는 재미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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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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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커널0 2007/07/11 14:17 # M/D Reply Permalink

    오오오오 가격의 압박을 이겨냈구려

    1. erte 2007/07/11 15:16 # M/D Permalink

      뭐. 사실 퀴담보다는 쌌으니까. 퀴담보다 비쌌으면 화냈을지도 몰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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