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보러 가는 길마저도 우여곡절이 있던 공연이었다.
혼은 어디다 빼먹었는지, 잠실주경기장은 종합운동장 역에 있었고, 티켓에도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잠실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다시 두 정거장. 기사아저씨한테 지하철역이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해서 내렸는데 역이긴 개뿔, 그냥 지하도;; 그래도 같이 볼 친구랑 잘 만나서 잘 봤습니다;;
무지하게 심심한 집안에 아빠엄마랑 사는 소녀가 있다. 아빠랑 엄마는 애가 뭐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고, 딸은 뭔가 재밌는걸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 그러던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치는 어느 날, 퀴담이 나타난다.
 주인공 소녀(모자는 퀴담꺼) |  퀴담 |  바람잡이 광대. 길안내자. |
퀴담이 건네준 모자를 소녀가 쓰자 온 세상은 갑자기 환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온갖 화려한 서커스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환상에서 온 가족이 허우적대다 어느 순간 퀴담이 돌아가야 할 순간이 다가와 모자를 돌려받고, 환상의 세계에서 돌아온 가족들은 화목해진다는 이야기이다.
뭐 스토리야 사실 뻔하지만, 극의 도입을 매우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인트로나, 저 목없는 퀴담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도 꽤나 신선하고, 중간에 들어있는 서커스들은 "감동적이다"의 이상이다.

무대평면
재미있는 것은, 이 공연은 다중적인 구조로 진행된다는 것인데, 대충 무대가 옆의 그림같이 생겼고, 4번에는 밴드가 위치한다.
그리고 공연에서 쓰이는 부분은 1,2,3번 구역인데, 1번구역에는 회색영역정도의 큰 회전판이 있으며 무대의 메인공연에 할당된다. 가장 움직임과 극적인 부분이 많고, 그 평면뿐만 아니라 공중까지 입체적으로 내용이 진행된다.
그 다음에 주목할만한 것이, 2번과 3번의 쓰임인데, 2번영역과 3번영역도 한면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옆면까지 완전히 노출되는 오픈스테이지형식으로 되어있어, 이 쪽에 위치한 객석들은 메인공연을 보는데 있어서 핸디캡을 가질수 밖에 없는 단점을, 2번과 3번영역에서는 메인의 보조가 되지만, 꽤나 독립적인 활동이 계속 진행하게 기획해 그 단점을 많이 상쇄시킨다.

무대 단면
그런데 또 재미난 것이, 2번과 3번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3번영역에서는 보조활동이 일어나도 상당히 정적이고, 정지되어있는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번영역에서는 많은 경우 군무의 주 진입로가 되기도 하며, 계속해서 동적인 행위가 일어난다. 그래서 1번에서 일어나는 공연을 보는 동안 계속 2번영역을 보면 전혀 다른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이 날 본 공연 종목은
German Wheel (한 사람이 커다란 쇠바퀴안에 들어가서 그걸 굴리는 곡예)
Diabolos (공중팽이:막대기 둘 사이에 달린 끈으로 팽이를 끈 위에 앉혀서 돌리는 곡예)
Aerial Hoops (공중후프:공중에 매달린 후프를 이용한 곡예)
Aerial Contotion in Silk (실크천을 이용한 공중곡예)
Handbalancing (좁은 판 위에서 손으로 균형잡는 곡예)
Skipping Ropes (줄넘기)
Statue (남녀 한 쌍이 조각상처럼 뻣뻣한 자세를 유지하는 곡예)
Cloudswing (공중그네)
Banquine (아크로바틱 군무)
그리고 그 외 관중이 참여하는 마임.
Spanish Web으로 추정되는 공중줄타기.
주 공연자들 말고, 양념역할을 하는 광대(Clown)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퀴담의 독특한 성격을 만들어 주는데 일조한다.
한참 보고있을땐, 그 화려한 볼거리들에 넋을 잃고 있다가, 보고나서 생각해보면 그 수많은 장치들과 꼼꼼한 기획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요즘 경영학수업에서 블루오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등장한다는데,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또 태양의 서커스 기획진이 위트와 센스가 있는 것이, 일단 서커스에 인간을 제외한 생물체는 절대 등장하지 않는다. 동물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동물의 효과를 낸다. 사람이.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서 확인하시길.
태양의 서커스의 정체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로.

Logo of Cirque Du Sol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