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계획을 잡을때 알카사르는 2순위(2곳 중에-_-)였다. 코르도바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여차해서 일정이 맞지않겠다 싶으면 빼려고 생각했었다. 물론 모든 가이드북에 소개되어있는 장소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한국의 가이드북에는 소도시의 스팟하나에 그렇게 크게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하지 않기때문에 '유서깊은 정원' 정도로만 본 탓도 컸다. 하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안갔으면 정말 훌륭한걸 못보고 올 뻔했다. 뒤에 그라나다에서 헤네랄리페를 볼 때의 재미도 조금은 반감되었을 것이고.

 각설하고, 알카사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알카사르(Alcazar)는 '성채'나 '궁전'을 뜻하는 아랍어 '알 까스르(al qasr)'에서 온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Wikipeia: Alcazar 참조) 더 쉽게 말해 그냥 '보통명사' 다. 그래서 예상하겠지만, 코르도바 말고도 다른곳에도 '알카사르'는 있다. 멋대가리 없이 들리지만 우리나라 말로 치면 그냥 '성' 혹은 '궁' 인데, 이게 워낙에 익숙치 않은 나라의 언어이다보니 가이드북들에는 '고유명사' 처럼 적혀있는 것 뿐인 것이다. 세고비아, 마드리드, 똘레도, 세비야에 있는 것과 코르도바에 있는 이번 장소가 많이 유명한 것들인 모양인데, 코르도바에 있는 것은 특히 더 유명해서인지 이름이 따로 있다. 그 풀네임은 꽤나 길어서 "Alcazar de los Reyes Cristianos (알까사르 데 로스 레이예스 끄리스띠아노스: 기독교 군주(들)의 궁전)" 다.
 위키피디아에서 대충 살펴보니 원래 최초에는 무슬림 제국의 궁이 있었는데, 레콩키스타로 기독교 세력에게 점령된 이후 완전히 새로 지어진 모양인 듯 하다. 흥미로왔던 것은 이 궁의 쓰임인데, 아무래도 점령된지 얼마되지 않은 곳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함과 동시에 그때까지 남아있던, 그라나다를 중심으로 하는 나스리드 왕조의 이슬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페르디난드왕과 이사벨라 여왕은 코르도바 지역에 자주 와서 이 궁에 머물렀던 것 같고, 또 그 당시에 활약했던 크리스토퍼 콜럼부스가 아메리카를 향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 궁에서 왕과 여왕을 알현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정원에 가면 한 가운데에 왕과 여왕을 알현하는 콜럼부스를 묘사한 석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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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Ferdinand, Queen Isabella and Christopher Colombus

 밖에서 볼 때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궁'이라기 보다는 '성채'에 가까운데 사실 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채'라고 하기에는 성벽의 담이 높이가 좀 낮고 주변 지형도 방어형 지형이라기엔 좀 애매해다. 그리고 또 정작 들어가보면 내부는 성이라기보다는 그냥 '궁'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영어 번역은 Fortress로 되어있다. 뒤에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및 그 요새인 알카사바와 비교해도 여긴 요새라기 보단 분명 경복궁 같은 규모의 궁으로 보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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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가는 길 쪽의 성벽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저 벽 앞 쪽으로 나무와 벤치가 꾸려져 있는데, 확실히 안달루시아는 5월에도 따가운 햇살이 아니더라도 열대에 가까운 지역이구나 하는 풍경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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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가 뙇~

 그리고 저 길을 통과해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입구와 매표소가 나타나고 5유로? 를 내고 표를 사서 들어가면 이 지역을 처음 수복한 카스티야의 왕 알폰스4세 상이 우리를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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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Alcazar of Cordoba!

저 아저씨를 만나면 길이 크게 두갈래로 나뉘는데, 선택방향에 따라 성채를 먼저 구경할 수도 있고 정원을 먼저 구경할 수도 있다. 그냥 일반적으로 가기 쉬운 방향으로 따라가면 성채를 먼저 구경하게 되고, 나 또한 성채를 먼저 구경하기를 추천하는데 그 이유가

 1. 정원을 먼저 구경하면 성채는 굳이 구경하고자 하는 의욕이 별로 안생기고,
 2. 성채의 망루에 먼저 올라가 정원과 도시를 전체적으로 한번 내려다 본 후 다시 내려와서 정원을 자세히 보는 맛이 아주 좋으며,
 3. 동선이 성채를 본 후 정원을 보고 나오는 쪽이 더 맞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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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azar of Cordoba (Thanks to GoogleMaps)

  사진에서 보면 노란 점선이 알카사르의 전체 영역, 녹색 점선이 방문 가능한 영역, 녹색 화살표가 입구 위치, 그리고 빨간 선이 주 관람동선인데 오른쪽 위에 위치한 성채쪽은 망루를 올라는 것이 생각보다는 약간의 체력을 요하는 일이라 또한 성채쪽을 먼저 보는 것이 낫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순서로 돌아보았다.

 그런데 사실, 성채 쪽에서 그 자체로 볼 만한건 모자이크 방과 아랍 목욕장 밖에 없고, 그 외에 볼거리라면 망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코르도바 시가와 파티오 정도가 다다. 거기다 아랍 목욕장은 사실 봐도 뭔지 잘 모르겠더라. 알함브라 궁전에서 보았던 아랍 목욕장과는 좀 비교가 되는 기분이긴 한데 자세히 보질 못했다. 여하튼, 들어가면 성채 부분에서도 망루에 가장 먼저 올라가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방어/군사시설이다보니 꼭대기로 올라가는 계단이 굉장히 협소하다. 대충 두사람이 겨우 비켜서면 다닐 수 있는 정도 인걸로 봐서 폭이 90센티미터 정도가 아닐까 싶고, 계단도 높은데다 나선계단이기가지 하다. 그리고 그 위의 꼭대기 망루는 사다리 비슷한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데, 여길 올라가면 평지인 코르도바 시내가 대충 다 내려다보인다. (근데 난 약한 고소공포가 있어서 쫌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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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보이는 입구 광장. 오른쪽에 보이는 탑이 메스키타의 첨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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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아래 길이 파수로.

 알카사르는 메스키타와 굉장히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 망루에 올라서면 메스키타의 지붕이 대충 보인다. 그리고 저 성채의 파수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반대편 종탑과 모자이크 방이 나오는데, 종탑은 작고 폭이 적절히 확보된 창문에 비둘기들이 둥지를 틀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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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오와 강 건너편 구릉.

 그리고 메스키타가 없는 다른 방향을 보면 이렇게 정원과 코르도바의 구릉이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워낙에 보기 어려운 지형이라 '우와' 하면서도 유럽에서의 망루형 탑은 한국에서의 망루형 탑과 확실히 그 효용이 다를 수 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했다.

 망루에서 코르도바 시내를 내려다보기를 실컷 즐긴 다음 내려와 아까 그 파수로를 따라가 모자이크 방에 갔는데, 궁중회당으로 원래를 썼을 것 같은 분위기로 실 자체는 특별할 건 없었는데 타일모자이크의 '잉여력'에 다시 한 번 놀랐고, 사실 이 잉여력은 앞으로 바르셀로나까지 이어질 잉여력에 대한 감탄의 시작에 지나지않음을 (살짝 기대는 했지만) 예상치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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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aic Hall. 벽에 그림처럼 걸려있는 것들이 전부다 타일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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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gest One.

 모자이크 방을 보고 나오면 옛날 이슬람 시대의 궁터로 보이는 유적지를 창을 통해 볼 수 있고(들어가는 길은 보이는데, 들어가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어지진 않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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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ins

 이어지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모자이크 방은 2층에 있음) 아랍목욕장과 파티오(에스파냐식 중정)로 가는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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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io

 원래 알카사르를 한 글에서 다 끝내려고 했는데, 사진이 너무 많아 첨부용량이 많아져서 어쩔 수 없이 둘로 나눠쓴다. 다음 글에서는 알카사르의 파티오와 가든에 대한 이야기가 나가니 보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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