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행계획 잡으며 호텔 예약할때 여행사에서 기차표까지 같이 끊어주었기 때문에, 시간 맞춰서 역에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기차는 마드리드 아토차(Atocha)역에서 9시에 코르도바로 출발하는 것이었고, 호텔의 아침밥 시간은 7시반부터 10시반까지였기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준비했다.
Breakfast at Hotel Regente, Madrid (Continental Style)
호텔 식사는 모두 컨티넨탈식으로 나온다고해서 구글링을 해보고는 별 기대를 안했는데(햄 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음), 에스파냐라서 검색결과와는 다르게 그런지 꽤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을 해보면서 뒤에 느낀거였는데 마드리드에서의 식사가 그나마 가장 부실한거였음. (물론 호텔조식비가 싼건 아니지만...)
Metro to Atocha RENFE
기차역은 지하철을 타고 가면 1호선에서 연결되기 때문에 호텔에서 조금 걸어서 (3분 가량?) 그랑비아(Gran Via)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내릴때 주의할 점은 Atocha역과 Atocha RENFE역이 있어서 신나게 Atocha역에서 내려버리면 급할땐 ㅈ된다는거. '에스파냐철도 국영노선'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말인 RENFE가 '기차역'을 의미하는 대명사격이 되어서, 어디서나 이걸 찾으면 기차는 탈 수 있고, 마드리드에서도 마찬가지. Atocha RENFE역에서 내려야 한다.
여행사에서 짐검사를 하니 기차역에 2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짐 검사라는게 일일이 짐을 다 보는게 아니라 검색대를 통과시켜 위험한 물건이 있나없나만 보는 정도라 그 정도까지 일찍 갈 필요는 없다. 그러고보니 이 짐 검사를 대체로 모든 역에서 다 하는데, 그라나다에서는 안했음.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RENFE Ticket (via Internet)
RENFE 승차권은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발권하면 사진과 같은 표로 나오는데, 짐 검사받으면서 이 티켓을 주면 오른쪽 위에 있는 QR코드를 찍어서 표확인을 해준다. 그리고 차 내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이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만 확인.
RENFE AVE
AVE는 에스파냐 열차들 중에서도 KTX같은 고속철도다. 속도는 비슷하게 300km/h정도 나오는거 같은데, 마드리드-코르도바 사이 구간은 산도 거의 없는 광활한 평원이다보니 좀 더 빨리 가는 기분이다. 대략 2시간만에 도착. 아참, KTX보다 좋은게 하나 있었는데 두 좌석 사이 팔걸이 아래에 전원콘센트가 있었다.
Cordoba RENFE
코르도바에 오면 확실히 분위기가 마드리드랑은 달리 한산하다는 느낌을 받고 역시 '지방도시역'이구나 싶은데도 불구하고 역사나 역주변이나 굉장히 깔끔하다. 역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지만 그건 살짝 무시해주고, 둘 사이에 있는 시내버스 승강장 섬에서 버스를 타러갔다. 처음 계획은 메스키타(Mezquita)를 먼저보고, 알카사르(Alcazar)를 보러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가는 방법도 가이드북들이 대체로 메스키타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앞에 서 있는 3번을 별 고민없이 타면 되었다.
Bus #3 Cordoba
이 쪽이 버스 종점이다보니 버스는 뒤쪽 두개의 하차문을 열고 앞쪽의 승차문은 닫은 채 시간이 될 때 까지 쉰다. 출발 시간이 되면 문을 열고 사람을 태워주는데, 차비는 1인당 1.15유로. 재밌는 것은 현금으로 돈을 내면 영수증을 준다. (그라나다에서도 준다. 에스파냐에 정해져있는 규칙인듯)
그런데 여행의 첫번째 고난이 여기서 시작됐다. 일단 문제의 시작은 가이드북을 너무 믿은 것. 여행갈때 두 권의 책을 가져갔는데 하필 여기서는 '프렌즈 스페인'만 봤던 것이 화근이었다. 2011년 12월 28일에 2쇄 6판이 나온 중앙Books의 '프렌즈 스페인'에는
코르도바역에서 B3번을 타고 트리운포Triunfo에서 내려서 바로
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2012년 5월 코르도바 3번버스 노선도 (출처: http://www.aucorsa.es/)
여기서 "Triunfo"를 찾으면 내가 1,000원 드립니다. 보시다시피 노선이 바뀌었다. Triunfo 라는 정류장을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같이 가져갔던 랜덤하우스의 '세계를 간다'를 미리 봤거나,(이 책도 설명이 그리 똑부러지게 되어있진 않다. 그나마 내릴 곳에 대한 정보가 프렌즈스페인보다는 나았다는 거지.) 많은 관광객들이 우루루 내릴때 같이 내렸으면 좀 나았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타기 전에 내릴 정류장을 제대로 확인을 했던가...
#3 Bus Route, A: Mezquita-Catedral
원래 구 노선이 메스키타 바로 아래의 큰 도로를 지나갔었던 것 같은데, 로마다리를 건너는 관광객들의 수가 많아져서인지 이제 그 길로 다니지 않아서, 그나마 그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곳에서 내리려고 했던 계획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고 가로명을 보고 내릴 수준은 도저히 안되어서 그나마 눈에 익은 코르도바 렌페 역이 있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Triunfo가 나오길 기대했지만 그 딴건 (당연하게도) 안나왔거든. 덕분에 의도하지 않은 코르도바 시내 투어는 정말 잘했지만, 1시간 정도를 까먹었다. 반환점 도착해서는 행여나 바로 출발할까 싶어서 좀 버텨보려했지만 자비심없이 버스를 비우는 기사아저씨. 어쩔수 없이 다시 차비를 내고 다시 탔다.
이번에는 랜덤하우스 책에 써놓은대로
San Fernando를 지나 십자가가 보이면 바로
내리기로 했다. (요즘은 버스에 전광판으로 다음 정거장 어디라고 알려주는데 그냥 El Potro라고 써놓아도 되었을걸 저렇게 써놓아서 더 헷갈린다.) 그리고 어느 마음씨 좋은 현지인 분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내릴수 있었다. 결국 내리게 된 곳은 저 위의 노선도에서 El Potro. 현지인 분들이 내리라고 추천해준 곳은 먼저 버스에서 탔을때 관광객들이 많이 내린 San Fernando 였지만 어쩌겠는가 말이 잘 안통하는 것을... 일단 메스키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11시쯤 내린데다 버스로 한 시간을 의도치않게 써버려서 16시까지만 연다는 알카사르(Alcazar)를 먼저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하지만 일단 점심시간이 대충 된지라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San Fernando에서 메스키타로 들어가는 길은 주택가스러운 분위기로 굉장히 아기자기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메스키타가 워낙에 큰 관광지점이 되다보니 그 주변에서 밥먹을 걱정은 별로 안해도 될 정도로 식당은 많았다. 메뉴가 뭔지 알 수가 없다는게 문제였지... 메스키타를 중심으로 한바퀴 돌다가 어떤 어여쁜 언니가 찌라시를 주길래 거길 갈까했지만 눈에 잘 띄이지도 않고 해서 별로 북적이지 않지만 나쁘지 않아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Meson Restaurante El Tablon
메뉴는 닭고기구이와 플라멩낀(Flamenquin)이라는 걸 시켜봤다. 플라멩낀이 돈까스같은 것이라고 나와있어서 선택한 것이었음.
Lunch in Cordoba. Flamenquin(upper) and Pollo(lower)
일단 닭고기구이는 식초와 올리브기름으로 만든 맛이 나는 소스를 부은것에다 감자를 얹은 것이고, 플라멩킨은 고기말이 튀김인데, 둘다 맛은 괜찮다. 단 플라멩낀은 고기냄새(햄냄새)가 심하게 나서 먹다보면 한국사람 입맛엔 좀 많이 비린듯 하다. 추측인데 플라멩낀에 들어가는 고기가 아마도 하몽 이베리코(Jamon Iberico)가 아닌가 싶다. 그 냄새랑 비슷했거든. 대신 감자에 간을 맞춰 먹으면 될 듯하다. 희한하게도 감자튀김에 소금을 '전혀' 안 뿌린다. 여기서만 그런가 싶었는데 다른 대부분의 곳에서도 다 그런다.
이 식당의 마음에 드는 점은 홀이 천창으로 되어있어서 조명이 전혀 없었음에도 사진에서 보이는 만큼 밝았다는 것과 나름대로의 영어메뉴도 잘 구비해두었다는 것이다. 여튼 맛있게 먹고 힘내서 이제 알카사르로 향했다. (알카사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