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는 사실 비행기안에서 시간을 거의 다 보냈기 때문에, (인천-헬싱키 약 9시간 40분, 헬싱키-마드리드 약 4시간 30분) 1일차 이야기는 그것을 주로 써야겠다.

 아침 6시 조금 넘어서 집에서 나왔다. 길음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면 공항까지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나오는게 좋지만, 상황이 좀 있었고 무리한 시간은 아니었다. 핀에어는 인천공항에서 헬싱키-반타로 가는 것(AY042편)과 헬싱키-반타에서 인천공항으로 오는 것(AY041편)이 각각 하루 한 편 있는데, 가는 것은 아침 10시 20분 출발이기 때문에 새벽에 나오는 수 밖에는 별 다른 수가 없다. (오는 것은 아침 8시 가량 도착) 하지만 뭐 6시라면 엄청 이른 시각도 아니고, 잠 보충이야 리무진 버스와 비행기에서도 앞으로 실컷 할 수 있는 것이니 문제는 없었다.

 부담스럽게 코를 한껏 높인 언니에게서 발권을 받은 뒤, KT부스에 가서 데이터 로밍을(하루에 만원이지만... 못해서 답답한거에 비하면...) 신청하고, 수속밟고 모노레일을 이용해 탑승동A로 이동. 시간이 애매하니 거기서 간단히 아침을 먹으며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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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탑승동A 빠리바게뜨에서.

 티켓에는 탑승 시간을 9시 35분이라고 적어놓았지만, 발권부스에서 9시 55분이 탑승마감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줬고, 9시 50분쯤 되어 가보니 대충 다 들어간 듯 줄이 거의 없었다. 다행이 아직 사람찾기 전이라 별탈없이 무사탑승.

 확실히 핀란드 국적기라서 그런지 승무원은 핀란드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2/3정도 되고, 한국인 승무원이 1/3 정도 되어 보였다. 이륙할때가 되자 기장과 사무장이 안내방송을 했는데, 핀란드말 첨 들어봤다! 그런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어!! 물론 한국어랑 영어 안내도 해줘서 문제는 없었지만... 그런데 비행기 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기장은 세계 공통으로 특유의 '기장 말투' 라는게 있는 것 같다. 어쩐지 교육 이수과정에 '기장식 방송법' 과목 이라는게 있어서 아무리 비행기 잘 몰아도 그 말투로 방송 못하면 기장이 못 될것 같은 기분이 들만큼, 기장은 다들 그 말투로 방송한다. 마치 금방 자다 일어나서 귀찮아서 궁시렁 거리듯 중얼중얼 거리는 말투...

 이륙이 거의 완료되자마자 시간이 맞아서 밥을 주기 시작했다. 일본의 기내식 블로그에서 대충 보니 나쁘지 않구나 싶었는데, 정말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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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에어 기내식 첫끼. 불고기 덮...밥?

  첫 끼는 불고기 덮밥? 이었는데, 물어볼때 금발 벽안의 핀란드남 승무원이 웃으며 "Chicken or Beef?" 라고 묻길래 "비프!"라고 대답했더니 이걸 줬다. 치킨은 닭가슴살 양념구이가 통으로 든 무언가(기억이 가물가물) 였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았던듯. 저 사진에서 메인디쉬만 달랐거든. 한국 취항기라서인지 농협 마크가 붙은 벌꿀고추장(!)에 김치, 그리고 '카스타드'가 당당히 들어있는 메뉴 구성을 보고 뭔가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어색했다고나 할까... 아, 그러고보니 저 고추장은 그냥 손도 안댔는데, 생각해보니 밥에 비벼먹으라고 준거였나!!

 밥먹은 후의 식곤증+조기기상후유증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몽골과 시베리아의 상공을 통과하는데, 창가자리이고 날씨가 나쁘지 않아 내려다보니 땅이 낯설긴 낯설더라.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지도 않았겠지만 그 낯선 지형들의 사진이 하나도 없는게 좀 아쉽긴 하다. 물줄기 자국이 있는 모래사막과 눈쌓인 툰드라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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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내에서 건진게 고작 이거. 핀에어 마크가 겁나게 잘보인다.

 기내식 두번째 끼니는 착륙 2시간 전에 줬는데, 대충 모스크바를 통과할 때 쯤 이었던 듯 하다. 사실 비행기 안이라 실감은 별로 안났지만 그냥 좀 두근두근 했거든. 모스크바라니... 모스크바 모에... ///ㅅ///... 는 훼이크고...

 여하튼 두번째 밥은 버섯 파스타였는데, 이것도 괜찮았음. 이게 시차가 나다보니 밖을 보면 지금이 몇 시인지 감이 잘 안오는데, 시간을 계산해보면 대략 한국시간으로 저녁 6시 정도가 되어 있었음. 딱 밥시간이 맞았던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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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기내식. 버섯 파스타.

 폭풍 흡입하고 트윅스에 커피까지 잘 마셔준 후, 정신을 좀 수습해보니 이제 항공노선도에서 남은 거리가 얼마 안되더라. 유럽에 들어온게 실감이 살살 나기 시작한다. 상트페테르스부르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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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가 코앞입니다, 고갱님.

 저기서 헬싱키까지 가서 착륙하는데 대충 1시간은 더 걸렸다. 헬싱키-반타 공항의 주변은 정말 '농촌마을' 분위기의 지역인데 착륙 중이라 카메라로 찍을 수가 없었던게 좀 아쉬움. 정말 착륙하는 그 순간까지 농가 창고 지붕을 칠것 같은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활주로 주변이었다. 그렇게 착륙. 잠깐이지만 '약속된 메탈의 땅, 핀란드'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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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메탈의 땅, 핀란드.

날씨가 좋진 않았고 눈이 녹지 않은 곳도 보였지만, 그래서 더 '핀란드'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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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반타 공항

다음 포스트엔 헬싱키 공항에서 마드리드 도착까지 이야기를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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