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내가 이정환기자님과 비슷한 스타일의 꿈을 꾸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다만, 나는 작년에 아깝게 보낸 분(A님이라 하겠다)이 한 분 더 계셨기 때문에, 그 분과 이번의 상황(노무현 대통령 서거)이 완전히 섞여서 나타났다.

배경은 대충 콘도 같은 곳.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지금 현재 주변인물들이 나왔다. 상황은 원래 여기서 다음날 A님이 투신자살 하는 것인데(원래 A님은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그것을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들이 알았고 그래서 새벽녘에 일어날 그 사건을 막기 위해 옥상 주변에 미친듯이 잠복해서 A님이 올라오는 것을 봉쇄했다. 나는 자려고 하다가, A님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속옷바람으로 옥상으로 뛰어올라갔지만 보이지 않았다. 설마설마 하면서 숨죽이며 흐느끼는 동안 동이 텄다. 해가 꽤 많이 떠서 그 사건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될 무렵, 혹시 다른곳에서? 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숙소로 미친듯이 뛰어내려갔다.

다행히 A분은 살아계셨고, 아침식사를 하고 계셨다. 사람들은 바뀐 사건으로 인해 원래의 비극적인 기억이 지워진 듯 했다.(정확히 이유는 모르지만, 원래 설정이 사건이 터진 후 우연하게 다시 과거의 기회가 돌아온 것이었다.) 어쨌든 나는 아무일 없는 듯한 A님의 얼굴을 보고, 굽고있던 고기판(웃기지만 아침부터 고기구워먹었다) 앞에서 다행이라며 펑펑 울었다. 정말 다행이라며 펑펑 울었다.. 그래서 현실과는 다르게 어쨌든 해피엔딩.

내가 이래저래 두 분에게 부채의식이 있었나부다.
나머지 한 분에 관련된 쓸 글이 있었는데, 얼른 써야할가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많이 썼으니.

참고로 제목을 ."멜랑꼴리아"라고 쓴 이유는, 이택광님의 설명이 이번 꿈의 내 심리상태와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Commented by 이택광 at 2009/05/26 22:51
우울증을 지칭하던 고대어에서 기원한 말입니다. 원래 뜻은 '검은 담즙'이라는 뜻이죠. 프로이트가 애도와 멜랑콜리아를 구분해서, 전자는 상실한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고통스럽게 상실의 대상과 자신을 분리하는 행위이지만, 후자는 상실한 것이 불분명하고 대상과 자신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애도는 의식적인 것이고, 멜랑콜리는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죠.


* P.S. : A분은 곧 알게 될 것이고, 나를 아는 사람은 대충 짐작 할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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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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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rolly 2009/05/31 19:35 # M/D Reply Permalink

    으와. 죽은 사람에 대한 이런 상세한 꿈은 좀 무섭기도..
    꿈은 반대라더니 그 점 또한 슬프구요..

    1. erte 2009/05/31 23:55 # M/D Permalink

      그게 이야기로 듣긴 좀 무서울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뭐랄까, 정작 본인이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꿈에 나타나면 그 반가움같은거 때문에 무서움따위는 눈꼽만큼도 없다는게 재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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