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앙새님의 "성남 판교 붕괴사고 현장 직접 가보니 [현장취재]"에 대한 트랙백
맨 윗 기사를 보고 대체 '어쌍카'가 뭐야? 라고 한참 생각하면서 기사를 읽어내려가던 도중, 그 뜻을 알아챈 곳은! (두둥)
변 씨는 주변 동료로부터 '옹벽 균열과 침하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어쌍카(EARTHANCHOR)'가 끊어지는 소리'라고 들었다고 말해 지반 침하가 붕괴 전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 -_-;;;
야... '어쓰앙카(Earth Anchor)'잖아... 좀 더 세련되게 쓰자면 어쓰앵커... 인터뷰에서 다른 말은 잘도 순화시켜 써주면서 저건 왜 저렇게 쓰는건데? 님하, 저랑 싸울래요? -_-
어쨌든... 요즘 토목공화국이 되어가니 건축 관련 쓸일이 좀 많아지는 듯.
그럼, 어쓰앵커(Earth Anchor)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어쓰앵커는 표준시방서(공사의 방법을 글로 서술해 놓은 책)의 정의에 따르자면 "지반앵커"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으로 "선단부를 양질지반에 정착시키고 이를 반력으로 흙막이벽등의 구조물을 지지하는 인장재"이다.
좀 쉽게 풀어 말하자면, 땅 깊숙히 묻히는 끝부분을, 땅의 버티는 힘(전문용어로 지내력이라고 함)이 좋은 쪽에다 고정시키고, 이 버티는 힘을 이용해, 흙막이벽(두번째 기사에서 말한 '축대'. 하지만 여기서 '축대'는 쌓아올린 것을 말하기 때문에 알맞지 않은 용어이다.)을 잡아주는 것이다.
왜 이게 필요한 것인지 잠깐 설명하겠다.
건물을 지을 때는 많은 경우 땅을 팔 수 밖에 없게 되는데, 땅을 깊게 파게 되면 아래 그림과 같이, 아래쪽으로 갈수록 토압(수압과 비슷한 개념의, 흙이 누르는 압력)이 커져서 흙이 밀려나와 붕괴하게 되어, 이것을 막기위해서 흙막이벽을 대어주게 된다.


일반적인 상황의 토압과 흙막이벽에 관한 개략도. 화살표가 토압이 걸리는 방향, 회색영역이 토압의 세기
하지만, 보통 흙막이벽은 그 특성상 벽만으로 토압을 버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림과 같이 힘을 받아 줄 버팀대를 설치하게 된다. 단, 이 때 땅을 파는 깊이가 아주 깊어진다던가, 파낸 땅의 안폭이 좁다던가 하는 경우, 버팀대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벽 바깥쪽에서 (즉 흙쪽에서) 흙막이벽을 잡아주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고, 그 중 한가지 방법이 위에서 언급한 "어쓰앵커"공법인 것이다. 즉, 정확하게는 흙막이벽(가끔 옹벽임)의 전도(밀려서 넘어가는 것)나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어쓰앵커다. 인터뷰에서 인터뷰이가 말한 "어쌍카"의 용도또한 맞지 않는 말인 것이다. (하긴, 일용직 아저씨일 듯 한데, 그렇게 제대로 알 리가 없긴 하다.)
지반앵커(어쓰앵커)의 개략적인 구조를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데,

Earth Anchor 개략도
오른쪽 아래에 있는 앵커몸체 부분은 지반에 구멍을 내서 그라우팅(시멘트 등으로 접착시켜 주는 것)을 해준 다음, 앵커를 집어넣어, 땅 속에 고정시키는 것인데, 그렇기때문에 앵커가 들어가는 쪽의 지반의 지내력이 강해야만 이 공법을 사용할 수가 있다.
그렇기때문에, 어쓰앵커를 정상적으로 시공했을 때 보통의 붕괴할 수 있는 경우를 예상해보면, 지내력이 약해져서 어쓰앵커 자체가 지반에서 빠져버리는 경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저 인터뷰에서 처럼 "어스앵커가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면 좀 미묘해지는게, 앵커가 토압을 다 견딜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갯수가 설치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면,
1. 지내력이 약해진다. -> 앵커 자체가 빠져버린다. -> 인장재가 끊어지지 않는다.
2. 토압에 비해 앵커가 부족하다. -> 앵커가 끊어진다.
이렇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들렸다는 소리가 실재로 "앵커가 끊어지는 소리"였다면, 2의 케이스가 되는데, 이 경우 책임소재는 경우에 따라 다음과 같다.
2-1. 토목계산서에서 계산해 준 앵커의 수만큼 시공했고, 사용자재 또한 정상적인 경우.
: 토압을 예측 잘못한 토목설계회사쪽의 책임이 된다.
2-2. 토목계산서에서 계산해 준 앵커의 수보다 부족할 경우.
: 건설회사의 부실시공으로, 건설회사의 책임이 된다. 감리회사도 책임을 지게 된다.
2-3. 토목계산서에서 계산해 준 앵커의 수만큼 시공했지만, 사용자재가 노후했을 경우.
: 역시 건설회사의 부실시공이며, 감리회사 또한 책임을 지게 된다.
1의 경우에는 볼 것없이 지질계산을 잘못한 토목회사의 잘못.
사실 이런 케이스는 현장조사해보면 쉽게 답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밑의 실무책임자급 사람들이 처벌받고 넘어가겠지만(아마 건설회사쪽 책임이 될 것이라 본다. 설계회사는 미치지 않고서야 저런식의 실수를 내보내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나마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목숨값을 헛되이 날려버리고 싶지 않으면, 사람들이 안전관리에 비용은 당연히 들어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좀 가져야 할 것이다.
Posted by er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