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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가장 흥미진진한 게임이 끝났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생각해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딱 그 지지율에 딱 그 당선자.

 우리나라 정치가 이명박씨가 당선됨으로서 후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대중씨때와 현재 노무현 대통령이야 나름 대의명분이 있어서, 중도세력과 좌파가 뭉친 것이고, 이제야 그런 대의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으니 중도세력과 좌파는 결별해서 그 집결세가 약해진 것인데다, 부동층까지 어느정도 한나라당쪽으로 붙어버린 것이니, 후퇴했다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정치수준 그대로 된 것이라고 봐야한다.

 사실 이명박씨의 대통령 당선은 지난번 총선때부터 대략 예견되어 오던 바였다. 탄핵의 행위 자체는 둘째로 쳐도, 그 이유가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것이었음에도, 한나라당은 약 120석 이상의 의석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것을 언론에서는 국민들의 절묘한 균형감각이라고 포장을 했는데, 내 생각엔 그것은 조중동 등의 "안도의 한숨"이 아니었을까. 정말 균형감각이란게 있다면, 아예 다른 당에 표를 줄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견제를 시킬수도 있는 것이었는데, 유권자들은 그 "비상식적인 집단"에 국회의석의 1/3이상을 다시 몰아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최연희씨 사건. 이때 그 사람의 지역구의 모 여성단체에서 최연희씨는 지역구에 공로가 많으니, 용서해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사실 우리는 이때 이미 눈치챘어야 했다. "살인만 안했다면"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온갖 선거철이 가까워질때마다, 혹은 그 외 평상시마다 한나라당은 온갖 추잡한 사고를 쳐왔지만, 지방선거, 각종 보궐선거를 통해 승승장구하기만 했다. 한나라당의 행위따위, 모두 눈감아버린 것이다. 사실 이때부터 이미, 우리에게 도덕성이나 상식같은 것은 이미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라고 봐야한다.

 48.7%의 득표. 하지만 네스토르님의 글에서 보이듯, 우리가 한나라당에 준 것은 이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결과에서 보이듯, 한나라당과 이회창이 얻은 득표율의 합계가 과반수를 넘는다는 사실, 그리고 노동당과 사회당의 득표합계가 5%도 안된다는 사실은 국민의 균형감각이란건 애시당초 개에게나 줘 버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른바, 한나라당의 독주(독재라고 쓰고싶지만 아직은;;)가 시작된 것이다. 그것도 "국민"들의 열화같은 성원으로 인해서 말이다.

 이토록 한나라당을 열렬히 원한것은 다름이 아니라, 정말 한푼이라도 더 벌게 해줄 수 있을거 같으니까. 내 집값 올려줄 수 있을거 같으니까. 그 과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결과가 어떤 현상을 낳을지 따위는 어차피 안중에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정말 부동산 많이 갖고있는 영악한 사람들 말고) 환상의 기반이 허물어지는 데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 문제는, 그 기반이 허물어진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파란 알약을 삼킬것인가, 아니면 빨간알약을 삼킬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되겠지.

 그들은 과연 그들의 살림살이를 한방에 해결해 줄 절대자를 받든 것일까. 사람들은 투표를 함으로써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다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권리와 의무의 시작은 투표를 하면서 부터이다. 자기가 찍은 사람이 얼마나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을 해야, 공화국과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중 얼마나가 과연 그러할까?

 무책임하고 무지한, 그리고 상식이나 도덕성이라는 것에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는 국민들에게 가장 적절한 대통령이 탄생한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다이몬님의 글에서도 지적되었지만, 이명박은 우리나라의 최소 1/3의 욕망이 사람의 형태로 현실화 된 것이다. 아마 현재의 한국을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말만큼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없으리라 본다. 이제 여러 집안의 가훈이라는 것에 "정직"이나 "성실" 따위는 떼내어버려야 할 것이다. 이젠 아이들에게 오로지 성공만을 가르칠 것인가?

 이명박이 대통령한다고 해서 한국이 망하거나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5년으로 인해, 그 후에 뒷감당을 할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금 이명박씨를 뽑은 사람들은 분명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완전체탄생과 함께, 좌파에게는 버로우의 계절이 왔다. 홍세화씨의 지난번 강연에서 했던 말을 곱씹으며 다음 기회를 준비해야 할 5년이다. "더욱 집요하고, 더욱 철저하게"

*P.S. 1. 민주당은 이제 확실히 쇠락했다고 봐야겠다. 이인제의 전체 득표율도 그렇고, 대구경북, 부산경남쪽에서는 허경영에게 실제로 "밀렸다." 현 민주당은 이제 자민련과 같이 분열 및 흡수통합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P.S 2. 앞으로 주의깊게 볼 곳은 창조한국당. 의원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다음 총선때 과연 얼마나 세를 불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국현만큼 파괴력이 있을만한 인물은 없어보인다는 점이 문제. 그렇다고 당의 색깔이 그렇게 뚜렷한 것도 아니고. 결국 총선을 앞두고 신당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P.S 3.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는 민주노동당이라고 본다. 한 때 13%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권영길씨의 초기 지지율로 되돌아갔다. 그에 비해 한국사회당은 극미한 득표율을 올렸지만,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한 듯 하다. 확실히 지난번 대선때의 김영규후보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이미지이기도 하고.

*P.S 4. 대선의 최대 엔터테이너는 역시 허경영씨. 설명이 필요없을테고.

*P.S 5. 다음 대선때는 정말 결선투표제와 중임제를 도입했으면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거의 모든 세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택도 없겠지?

*P.S 6. 국회에 의석이 없는 대선후보자에게 보조금을 안주는 것은 그렇다쳐도, 기탁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돈 없는 놈은 대통령 나올 생각도 하지말라 이거지?

*P.S 7. 한나라당에서 "좌파를 적출"하겠단다. 물론 취소하긴했지만, 그들의 기본적인 정신세계가 어떤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들의 말이야 자유지만, 만약 그들이 정말로 좌파를 적출하려고 할경우, 나는 좌파들을 위해 싸우겠다. 이 연대는 명랑이님과 함께한다.

*P.S 8. 전두환에 이어, 이번 검찰의 이명박수사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두번째 선례로 기록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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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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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랑이 2007/12/24 00:00 # M/D Reply Permalink

    감사합니다.

    1. erte 2007/12/24 00:11 # M/D Permalink

      아이구;; 별말씀을요. 제가 쓰려던 말을 먼저 써 주셨는걸요;; 저야 다 차려놓은 밥상위에 숟가락 하나 더 얹은 격인데요 뭐 ㅋㅋ 여하튼 이래저래 요즘 쓰시는 글들에서 많이 배웁니다. ^^

  2. 이재홍 2008/01/23 11:17 # M/D Reply Permalink

    이명박은 우리나라의 최소 1/3의 욕망이 사람의 형태로 현실화 된 것이다.

    이천의 냉동창고 화재는 아마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경고가 아닐런지요

    1. erte 2008/01/23 15:23 # M/D Permalink

      그런 일들의 "경고"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겠지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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